(서울=뉴스1) 강은성 성장산업부 부장 = 최근 국내 중견, 중소기업계에서 '자진 상장폐지' 기업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서만 패션브랜드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005390), 통신장비업체 텔코웨어(078000), 포장재 및 IT서비스 등을 영위하는 한솔PNS(010420) 등이 자진 상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유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시장은 이들 기업이 새 정부의 '상법 개정'에 한발 앞서 상장을 폐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꼼수라고도 볼 수 있지만 차라리 솔직해서 알기 쉽다. 이들이 생각했던 '주식회사'는, 개정 상법에서 강조하는 '주주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회사와 사뭇 달랐던 모양이다.
그래도 회삿돈을 들여 상장 지분을 사들이며 자발적 상장폐지를 했으니 최소한 주주들의 뒤통수는 치지 않았다. 억울하면 상장하지 말라는 말을 그대로 실천한 셈이다.
문제는 기업공개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주주에게 자금을 갖다 쓰고도, 그 주주를 회사의 주인으로는 인정하기 싫은 일부 기업들이다.
지난 13일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파마리서치(214450) 사례를 보자.
파마리서치는 피부 재생 물질 '리쥬란'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1년 전 7만 9000원 선이던 주가가 최근 50만 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시가총액도 1년 새 6배 넘게 급증해 현재 5조 원을 넘겼다. 코스닥 5위다.
그런데 분할 비율은 리쥬란 사업을 하는 사업회사 파마리서치가 25.72%의 지분을 갖는다. 기존 법인인 파마리서치홀딩스는 74.28%의 지분이다.
이거 계산이 참 이상하다. 5조 원 가치를 가진 회사를 분할하면서 그 주인공인 리쥬란을 가진 회사는 25%만 갖고 모회사 격인 홀딩스 지분이 75%에 달하는 것이다. 회사는 '자산가치'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번 인적분할이 상법 개정 전 승계구도에 유리하게 재편한 꼼수라고 비판한다.
상법 개정 전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3조 6000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2조 9000억 원으로 조정했다.
삼성SDI(006400)와 포스코퓨처엠(003670)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상태다. 삼성SDI는 1조 7000억원, 포스코퓨처엠은 1조 1000억원 규모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기업이 이런 결정을 내린 표면적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이같은 행위는 모두 주주의 이익을 현저히 침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상법 개정 등 주주의 권리를 폭넓게 보장하는 제도 개선을 앞두고 이같은 꼼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 중소기업과 벤처기업까지 상법 개정에 반대하며 내세운 논리는 '강화되는 주주 권리에 비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외국계 자본에 경영권을 약탈당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습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하거나 승계구도 등에 유리하게 기업 재편을 하면서 각종 꼼수를 펼치는 기업들을 보면 그렇게 미약하다는 '대응력'이 기상천외하게도 펼쳐진다.
이들이 눈에 불을 켜고 견제하는건 외국계 자본이 아니라 기업공개 때 회사의 미래를 보고 자신의 재산을 털어넣은 일반주주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꼼수로 주주의 뒤통수를 친 기업보다 자진 상폐를 하며 주식시장에서 퇴장한 기업이 차라리 낫다는 결론이 나온 이유다.
이남우 회장은 "자본시장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을 보면 회사는 주주를 '공동 경영자', '회사의 동반자'로 인식한다. 비상장 스타트업이 몰려있는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주주의 이익이 회사의 이익이 되고, 회사의 성장이 주주들에게 분배된다는 이 단순한 논리가 미국을 세계 최강의 자본시장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서울=뉴스1) 강은성 성장산업부 부장 = 최근 국내 중견, 중소기업계에서 '자진 상장폐지' 기업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서만 패션브랜드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005390), 통신장비업체 텔코웨어(078000), 포장재 및 IT서비스 등을 영위하는 한솔PNS(010420) 등이 자진 상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유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시장은 이들 기업이 새 정부의 '상법 개정'에 한발 앞서 상장을 폐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꼼수라고도 볼 수 있지만 차라리 솔직해서 알기 쉽다. 이들이 생각했던 '주식회사'는, 개정 상법에서 강조하는 '주주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회사와 사뭇 달랐던 모양이다.
그래도 회삿돈을 들여 상장 지분을 사들이며 자발적 상장폐지를 했으니 최소한 주주들의 뒤통수는 치지 않았다. 억울하면 상장하지 말라는 말을 그대로 실천한 셈이다.
문제는 기업공개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주주에게 자금을 갖다 쓰고도, 그 주주를 회사의 주인으로는 인정하기 싫은 일부 기업들이다.
지난 13일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파마리서치(214450) 사례를 보자.
파마리서치는 피부 재생 물질 '리쥬란'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1년 전 7만 9000원 선이던 주가가 최근 50만 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시가총액도 1년 새 6배 넘게 급증해 현재 5조 원을 넘겼다. 코스닥 5위다.
그런데 분할 비율은 리쥬란 사업을 하는 사업회사 파마리서치가 25.72%의 지분을 갖는다. 기존 법인인 파마리서치홀딩스는 74.28%의 지분이다.
이거 계산이 참 이상하다. 5조 원 가치를 가진 회사를 분할하면서 그 주인공인 리쥬란을 가진 회사는 25%만 갖고 모회사 격인 홀딩스 지분이 75%에 달하는 것이다. 회사는 '자산가치'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번 인적분할이 상법 개정 전 승계구도에 유리하게 재편한 꼼수라고 비판한다.
상법 개정 전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3조 6000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2조 9000억 원으로 조정했다.
삼성SDI(006400)와 포스코퓨처엠(003670)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상태다. 삼성SDI는 1조 7000억원, 포스코퓨처엠은 1조 1000억원 규모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기업이 이런 결정을 내린 표면적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이같은 행위는 모두 주주의 이익을 현저히 침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상법 개정 등 주주의 권리를 폭넓게 보장하는 제도 개선을 앞두고 이같은 꼼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 중소기업과 벤처기업까지 상법 개정에 반대하며 내세운 논리는 '강화되는 주주 권리에 비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외국계 자본에 경영권을 약탈당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습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하거나 승계구도 등에 유리하게 기업 재편을 하면서 각종 꼼수를 펼치는 기업들을 보면 그렇게 미약하다는 '대응력'이 기상천외하게도 펼쳐진다.
이들이 눈에 불을 켜고 견제하는건 외국계 자본이 아니라 기업공개 때 회사의 미래를 보고 자신의 재산을 털어넣은 일반주주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꼼수로 주주의 뒤통수를 친 기업보다 자진 상폐를 하며 주식시장에서 퇴장한 기업이 차라리 낫다는 결론이 나온 이유다.
이남우 회장은 "자본시장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을 보면 회사는 주주를 '공동 경영자', '회사의 동반자'로 인식한다. 비상장 스타트업이 몰려있는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주주의 이익이 회사의 이익이 되고, 회사의 성장이 주주들에게 분배된다는 이 단순한 논리가 미국을 세계 최강의 자본시장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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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차라리 주주를 버린 기업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