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싱가폴 투자자 상법개정 미팅 피드백과 9가지 핵심 질문에 대한 답변
외국인 여당의 상법 보완입법 로드맵 이해 부족
20년간 국제금융계에 누적된 불신 깊어 정부의 많은 노력 필요
인도 ‘소수의 다수’ 시행, 중국 텐센트 자회사 주식 모회사 주주에게 교부
알토란 같은 LG전자 인디아 법인 재상장 시도 중단되어야 한다
LG화학 모자 동시상장 따른 NAV 디스카운트 해소 방법 있다
현대차 삼성동 부지 매각, 유동화 후 미래 투자, 우선주 소각해라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컨슈머 3개 부문 인적분할 검토 필요
NAV 할인 심한 지주사 독립이사 재선임시 반대표 던져야 한다
8월에 일주일 동안 홍콩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헤지펀드 및 영미계 대형펀드 아시아본부 50여 곳과 개별 미팅을 가졌다. 8월 중순 까지 금융수장들이 임명되지 못한 관계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해외투자자들 사이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미팅들은 외국계 운용사 CEO, CIO 다수가 참석할 정도로 한국 자본시장 개혁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제금융계의 한국에 대한 이런 관심과 열기는 아마 외환위기를 극복한 1999~2000년 호시절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 외국투자자의 관심은 높았지만 매일매일 미팅이 진행될 수록 충격의 연속이었다. 지난 정부의 상법개정 유턴 및 공매도 전격 금지 조치 때문에 개인적으로 한국에 대한 어느 정도 불신 예상 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우리 정부와 기업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국제금융사회에서 신뢰를 잃었고 그 결과 “불신의 벽”이 상상을 초월했다. 앞으로 국회가 많은 기업거버넌스 개혁 법안을 통과시켜도 이런 “의심의 벽”을 허무는 데는 민관 합동의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수장이 정해진 금융위와 감독원이 빨리 나서서 거버넌스 개혁 로드맵을 국제금융계에 정확히 알려야 한다. 2주 전 씨티, JP모건, CLSA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대주주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을 (시장 기대치보다) 강화한 정부 세제 개편안을 비판했고 씨티는 한국비중 축소를 권했다. 요즘 한국인 전문가가 거의 없는 글로벌IB가 국회, 대통령실, 기재부에서 양산되는 뉴스에 과잉 반응해 외국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와 분석자료가 전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아시아 각국의 기업거버넌스 경쟁은 치열하다. 미국 월가 못지 않게 이제는 아시아 기업들도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시가총액 키우고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자 하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10년 사이 인디아 일본 대만 싱가포르 심지어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주주친화정책을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출장에서 배웠다. 인디아도 금융당국인 SEBI(Securities and Exchange Board of India)가 소수의 다수(Majority of the minority) 원칙을 도입해 일반주주 보호 노력을 기울인 결과 시장 전체로 주가 밸류에이션이 제고 되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과거 유쾌하지 않았던 경험에 비추어 상법개정이 되었어도 국내기업들이 얼마나 일반주주 권익을 존중할지 회의적이다. 한국의 고질적 모자 동시 상장 디스카운트 해소 방법으로 외국투자자들은 멀리 미국이 아닌 중국 텐센트의 자회사 주식 교부 케이스(Distribution in specie) 사례를 들었다. 2021년 12월 텐센트는 보유하던 JD.com A주식 4.6억만 주를 자사 주주들에게 특별배당 형식(160억달러 상당)으로 배분을 발표했다. 그 결과 텐센트의 JD.com 지분은 17%에서 2%로 하락했다. 2018년에도 Tencent Music Entertainment (TME)를 물적분할해 미국에 상장시키면서 TME의 ADR을 텐센트 모회사 주주들에게 배분했다.(현재는 국내에서 자회사 주식 배분에 대해 과세 되는데 세제 개편 필요함)
이재명 정부가 기업거버넌스 개혁을 완수해도 과연 한국이 아시아에서 일본 인디아 대만 대비 투자자 보호가 뛰어나다고 주장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이 정말 대한민국이 기업거버넌스 개혁, 자본시장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다음 9가지 Q&A는 투자자 미팅에서 반복적으로 나온 핵심 이슈를 다룬 것이다. 결국 한국 기업들이 스스로 변해야 한다면서 그룹/기업 관련 질문이 많았다.
Q1: 이재명 정부의 진정성 믿을 수 있는가? 거버넌스 개혁 로드맵이 있다고 하는데 내용과 타임라인 궁금하다. 주요 의사 결정권자는 누구인가?
A1: 기업거버넌스 개혁은 긴 호흡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가 시동을 건 자본시장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는 이제 2회다. 이번 정부는 과거 정권과 달리 자본시장 개혁 관련 준비를 많이 했고 진심이라고 보인다. 여당의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오기형 위원장)가 입법화 과정을 주도하고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대통령실이 속도 조절을 한다. 오 단장 포함 특별위원회는 법률전문가가 많아서 자본시장 및 법안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 작년 부터 법안 별 심층 토론이 이뤄졌고 내년 상반기 입법화될 디스커버리제도(증거개시제도) 도입 및 배임죄 완화안(또는 폐지안) 까지 종합 로드맵이 거의 완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7.3일 상법개정안이 급히 통과된 것으로 시장(특히 외국투자자들)은 생각하지만 준비된 첫째 법안을 순서에 맞춰 공개한 것에 불과하다. 금년말 까지 상법 보완입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이 차례대로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가 추진하는 법안들은 대부분 지난 5월28일 민주당이 발표한 대선 정책공약집을 이행하는 셈이다. 공약집에는 공정경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라는 소제목 아래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독립이사제,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6가지 공약이 나열되었다. 9월 정기 국회에서 다룰 보완 상법개정안은 “자본 손익거래 등을 악용한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행위 근절”이라는 소제목 아래 자사주 소각 제도화, 기업인수 시 경영권 프리미엄 공유, 의무공개매수 도입, 자본거래시 공정가액 적용,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시 신주물량 배정 제도화, 합병검사인 제도 도입 등 기 발표된 공약들을 실천하는 것이다.
공약집에는 그 외 주주환원 강화, MSCI 선진지수 편입 적극 추진, 한국형 디스커버리제도 도입 포함 사법절차 공정성 확대 등 훌륭한 공약들이 많이 포함되었다.
Q2: 투자자 입장에서 거버넌스 개혁의 리스크 무엇인가?
A2: 리스크는 결과가 예상보다 좋을 Upside risk, 좋지 못할 Downside risk로 나눌 수 있다. Upside risk는 행동주의 캠페인 증가, 국민연금 이사장 교체, 밸류업 재가동을 꼽을 수 있다. 외국투자자들은 3가지 요인에 대해 깊은 공감을 표시했다.
국제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를 대체하여 대리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국내외 행동주의라는 사실에 100% 공감했다. 이는 일본에서 지난 10년 간 목격된 현상이고 지배주주의 사익 편취가 심각하고 주가 저평가 현상이 심한 한국에서 행동주의는 기업의 성장, 주주이익 증대, 거버넌스 개선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국내 행동주의 캠페인은 전체 주주 가치 개선으로 이어졌으므로 외국투자자들도 적극 지지한다.
국제금융계는 일본의 공적연금(GPIF)과 한국의 국민연금을 비교하면서 국민연금 김태현 이사장의 무능한 리더십을 지적했다. 조만간 국민연금 이사장이 교체될 것으로 보이는데 자본시장 선진화를 이끌 수 있는 개혁적 인사가 발탁되길 희망한다. 국민연금이 운용업계 전체로 적극적인 스튜어드십코드 강화를 요구하고 행동주의펀드에 자금을 위탁하면 거버넌스 개선이 가속화 될 수 있다.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도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강화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밸류업은 결과는 신통치 못했지만 좋은 시도였다. 작년 5월 발표한 가이드라인도 훌륭했다. 다만 삼성전자 등 대표기업이 외면했고 금융위, 거래소 등 추진 주체의 진정성도 없었다고 보인다. 이재명 정부는 밸류업 재가동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그램 명칭도 바뀔 것이고 재가동 시기는 아마 거버넌스 입법화 과정 마무리 단계인, 금년 말~내년 초 일 것이다. 충실의무가 강화된 이사들이 주도해 이사회에서 자본비용(=투자자 입장에서는 요구수익률)과 자본이익률 비교해 합리적인 자본배치 결정하는 기업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Downside risk는 개혁을 훼방하는 패밀리, 법원 판결의 불확실성, 진정한 독립이사 공급 부족을 꼽을 수 있다. 대기업은 일반주주 돈으로 전방위 로비를 하는 외에 시차제 이사 임기 제도 등을 악용해 집중투표제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 상법개정 등 법제도가 변해도 판사들은 개인 성향에 따라 과거와 유사한 판결을 할 수 있으므로 주주권익이 명백히 침해된 사례라도 재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앞으로 판례가 많이 쌓여야 판결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재선임을 위해) 지배주주 눈치를 보는 독립이사가 대부분이므로 당분간 이사회 의사결정의 질(Quality)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은 이사양성 과정(Director training program)이 절대 부족하므로 양질의 독립이사 양성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Q3: 상법 보완입법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는 다운사이드 리스크(Downside risk) 막아주는 선언적 입법이다. 우리가 한국 투자를 늘리려면 주주가치가 구체적으로 개선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기업들의 자발적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있을까?
A3: 8월 말 국회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높은 집중투표제 의무화·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는 이사회 독립성을 확실히 높일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지배주주의 사익편취를 감시하고 막을 수 있다. 주가 밸류에이션이 조금 더 레벨-업 될 수 있다. 현재 대기업 회장은 관계사에 대한 직접 지분은 미미하나 이사회 전원을 실제 선임한다. 60% 가까운 지분을 가진 일반주주들은 이사 추천도 못하는 형편이다. 2차 상법 개정안은 강화된 3%룰과 함께 일반주주들에게 2명의 감사위원 분리 선출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 코스피200 기업의 이사 평균 수는 8명이고, 보통 3명의 감사위원이 감사위원회를 구성한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감사위원회는 가장 중요한 이사회 산하 기구인데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는 감사위원회는 한 명의 감사위원이 조사권 발동을 요구해도 나머지 2명이(이들은 자기를 선임해준 지배주주 눈치를 보게됨) 반대하면 현실적인 감시가 무력화된다. 3명의 감사위원 중 2명이 실질적으로 독립적인 후보가 선임되면, 감사위원회가 본래 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
자사주 의무소각 원칙은 주주가치 개선으로 직접 연결되므로 논의 중인 보완입법 중 가장 강력하다. 김남근 의원이 지난 7.9일 대표발의한 자사주 의무소각 상법 개정안은 취득한 자사주 1년 이내 원칙적 소각을 기본으로 하지만 주식보상 등 예외를 인정한다. 해당 법안은 현재 상장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도 의무 소각대상에 소급 적용하는 내용을 담아서 주주가치 제고 및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 9월 국회에서 공청회 등 거친 후 본 회의 처리를 기대하지만 상장사의 반발이 문제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이고 국내기업들의 일탈된 행위를 바로잡는 정상으로 회귀를 의미하므로 여당과 정부가 적극 지지해야 할 것이다.
상법개정 후 1~2년 동안 지배주주가 없는 금융지주사, KT, POSCO 등을 제외하고 창업가문이 있는 대부분 상장사들은 극심한 눈치를 보면서 위법행위는 자제하겠지만 적극적 주주가치 제고 행보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HMM의 2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방침 같이 시장의 압력과 다른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조치에 영향 받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Q4: 주요 대기업 중 거버넌스에 진심인 곳, 가장 낙후된 곳 어디인가?
A4: 5대 그룹 중 현대차그룹 거버넌스가 상대적으로 낫다. 이사회 구성을 보면 확실히 현대차, 기아 등 노력하는 모습 보인다. 정의선 회장이 2018~19년 엘리엇펀드와 주총에서 표대결 까지 하면서 주주권리, 이사회 등 거버넌스에 대해 느낀 점이 많았을 것이다. 롯데그룹이 최악이지만 (실제 롯데 상장주식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 미미함) LG그룹이 4대그룹 중 거버넌스 개선에 가장 무관심하다는 주장에 모든 외국인투자자 공감했다.
외국투자자들은 LG그룹 구 패밀리에 대한 불만이 많아 보였다. 흥행에 실패해 연기했던 LG전자 인디아 현지법인의 상장 재추진 계획을 최근 밝혔기 때문이다. 8월 홍콩 싱가포르 투자자 대상 LG전자 인디아 상장 로드쇼가 예정되었다. 상법 개정에 따른 소액주주 보호의무 확대로 국내에서 중복 상장을 못하니, 눈을 피해 감독당국의 사각지대인 해외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은 (주)LG 및 LG전자 주주들이 우습게 보이는지 현지법인 해외 상장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국내 건 해외 건 중복상장은(특히 LG전자 인디아 법인 같이 연 매출 4조원에 10%에 달하는 순이익률 자랑하는 우량 자회사인 경우) 모회사 디스카운트 요인이다. LG전자 희망대로 인디아 법인이 시총 90억달러(12조원) 수준에서 상장되면 모회사 LG전자 시총과 같다. 왜 알토란 같은 자회사 지분을 파는가? 지난 1년, 5년간 LG전자 주가가 각각 19%, 13% 하락한 이유를 구광모 회장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는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Q5: 블루칩 중 LG화학이 가장 대단히 실망스럽다. 시총 90조원 LG에너지솔루션 82% 지분 가치만 해도 LG화학 시총 20조원 보다 3배 이상 크다. LG화학 모자 동시상장에 따른 NAV 디스카운트 해소 방법 있는가?
A5: 올바른 거버넌스 추구를 위해 먼저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임하는 것이 옳다. 그는 구광모 회장과 함께 LG에너지솔루션 분할 상장, 유화부문 적자 심화에 안일하게 대응한 책임이 있다. 신 부회장은 2019년 부터 CEO를 역임했는데 지난 6.5년 동안 LG화학 보통주 주가는 23% 하락했다. 지난 5년간 동사 주가는 60% 폭락했다.
LG화학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 잉여현금흐름(Free cashflow) 적자가 심화되고 순차입금이 급증하므로, 자금 마련을 위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지난 6월 LG에너지솔루션 412만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0억달러 해외 EB를 신규 발행한 바 있다. 자회사 지분 매각 같은 미봉책보다 비핵심분야 매각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LG화학 경영진과 이사회는 장기간 투자손실을 입은 LG화학 일반주주 입장에서 판단하기를 바란다. LG화학 주식은 이미 모자 동시상장 피해가 심한데 NAV 디스카운트를 적극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이사회는 다음 3단계 솔루션을 검토하길 바란다.
- 1단계: LG화학이 자사주를 공개매수하면서 현금 대신 회사가 보유한 LG엔솔 주식을 지급한다. 현물로 주는 LG엔솔의 주식가치에서 원가를 차감한 부분에 대해 LG화학의 법인세가 발생한다.
- 2단계: LG화학을 첨단소재부문과 석유화학부문으로 인적분할한다. (첨단소재부문 아래 LG엔솔 지분을 둔다. 적격분할이므로 세금 없음)
- 3단계: 첨단소재부문과 LG엔솔을 합병한다 (적격합병으로 세금 없음)
공개매수 방식인 모·자 주식 교환은 국내에서 생소하지만 2022년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에 모·자 주식 교환이 포함된 바 있다. 3단계 솔루션은 2023년 SK이노베이션이 자사주를 공개매수한 후 이에 응한 주주들에게 현금이 아닌 SK온 주식을 나눠주는 파격적인 결정을 발표한 구조와 유사하다. LG엔솔의 20% 이상 지분을 LG화학 자사주 공개매수 대금으로 사용하면 NAV 디스카운트 대폭 제거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시총이 급증할 것이다. 자금이 필요하면 높은 주가에서 유상증자도 가능할 것이다. 회사와 주주 모두 윈윈 아닌가?
Q6: 현대차 주가 실망스럽다. 잔잔한 거버넌스 개선 노력은 있지만 근본적인 개선이 없다.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구조는 불건전하다. 정의선 회장이 지분 승계하면 이런 구조를 해소 할 것 인가?
A6: 현대차 보통주 지난 1년간 10% 하락했고, 3년간 겨우 14% 상승(연율로 4%) 했다. 그 결과 PER 5배, PBR 0.5배인데, 전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중 밸류에이션이 바닥권이다. 뛰어난 제품 경쟁력과 높은 수익성 대비 이해하기 어려운 주가 밸류에이션이다. 방만한 재무상태표 개선 노력이 전혀 없는 것이 문제다. 현대차 이사회 구성이 대기업 중 가장 나은 편인데 독립이사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2014년 10조원 들여 인수한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가 금융비용 포함시 총 20조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동 GBC는 설계 변경, 인허가 등의 이유로 장기간 개발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매각하던지 유동화해서 현금을 확보하고 자동차 본업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동 부지가 시가로 20조원이면 우선주 포함한 현대차 시총의 36%에 해당한다. 10조원 이상의 현금이 생기면 1/3은 저평가된 우선주 매입소각해 주주환원하고 2/3는 후발주자 입장인 자율주행 부문에 투자 또는 M&A 자금으로 사용하길 권한다.
정의선 회장은 부친 지분을 승계해도 현재 그룹 순환출자 구조는 그대로 유지할 것 같다. 투자자들 사이에 신뢰가 조금 있는 편이므로 정 회장은 무리수를 쓰기 보다는 (상속세 납부 후) 아버지 보다 지분율이 작아도 지배권 유지가 가능할 것이다. 정 희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개인 지분 등 매각해 국내 주요 상장사 지분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Q7: 삼성전자 기업가치 제고 위한 펀더멘털한 해결책 있는가?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 부탁한다.
A7: 삼성전자는 총자산 규모가 500조원 넘는 거대한 항공모함이다.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산업 사이클이 다른 여러 사업을 영위하는 항공모함이 기수를 돌려 전속력으로 항진하려면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 회장의 그립은 강하지 않고 어려운 의사결정을 즐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매년 수십조 원의 설비투자가 요구되는 자본집약적 산업인 반도체에 대한 애착이 부친인 이건희 회장보다 약하고 스마트폰 같은 컨슈머 제품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M&A 역사를 살펴보면 이 회장의 스타일과 관심사를 짐작할 수 있다. 2016년 오디오 및 전장기기 업체 하만 부터 2025년 미국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마시모,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그룹 인수 까지 반도체와 무관한 덜 자본집약적인 회사들을 꾸준히 인수했다.
보통주 51%를 보유한 외국인투자자들의 인내심(특히 TSMC와 비교시)이 한계에 달한 것 같다. 모름지기 IT기업은 매년 10~15% 성장 해야하는데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년간 -7% 역성장, 5년간 23% 상승(연율로 4%) 했다. 외국인 사외이사 영입 등 이사회 획기적 업그레이드, 101조원 현금 일부 사용해 밸류에이션이 낮은 우선주(시총 47조 원) 매입/소각 검토해 볼 만하다.
근본적으로는 성격이 다른 사업부를 분할해 각자 성장의 길을 추구하는 것이 삼성전자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이다.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할(Spin off)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ADR)하는 것 검토해 볼 만하다. 이해상충 우려 때문에 제대로 사업기회를 갖지 못하는 소유 구조의 모순을 극복하고 파운드리 스스로 자립하게 만들어야 한다. 독립적인 경영진을 뽑아 인센티브 차원에서 많은 주식보상을 약속한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삼성바이오 분할 같이 삼성전자를 1) 반도체 2) 파운드리 3) 컨슈머 3개 부문으로 인적분할하는 것이다. '삼성반도체홀딩스' 를 설립해 파운드리를 제외한 반도체 사업부를 모두 편입 시키고, ‘파운드리홀딩스’는 파운드리 사업부만 포함해 한국 미국 동시 상장, “삼성컨슈머홀딩스' 를 설립해 DX부문, 하만을 편입시키는 것이다. 이 회장이 관심있는 삼성컨슈머홀딩스은 직접 경영하되, 삼성반도체홀딩스과 파운드리는 완전 전문경영인체제로 업그레이드하고 이 회장은 이사회에 참여하는 패시브 역할로 국한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외국인 CEO 영입도 검토해 볼 만하다.
Q8: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 상식적 접근(단일 세율, 장기투자자 혜택 등)이 어려운 이유 무엇인가? 일반주주와 지배주주의 이해관계 불일치 요인 중 하나가 세제이다. 상속세 개편 논의는 없나?
A8: 여당 의원들 사이에도 다양한 정치 스펙트럼이 있다. 이들은 자본시장 개혁, 거버넌스 개선에 대체로 공감하지만 세제 문제는 의견이 나눠진다. 중산층 이상에 대해 낮은 세율을 적용해주는 것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배주주 까지 감세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가”하는 부자 감세 프레임에 갇히는 셈이다. 배당성향 기준 감세안을 단순화 시키고 추가로 최소 2~3년 보유한 장기투자자가 받는 배당에 대해 추가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여당 내부 뿐 아니라 여당과 정부간 협의가 어려운데 상속세 인하는 훨씬 더 민감한 사안이라서 이번 정권에서 다루지 못할 것 같다. 결국 일반주주와 지배주주의 이해관계 일치가 이뤄지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Q9: 지주사 주가 최근 반등했어도 여전히 NAV 대비 대폭 디스카운트 거래된다. 할인율 축소 방법 무엇인가?
A9: 거의 모든 지주사들이 NAV 대비 할인되어 주가 움직이고, (주)LG나 SK(주)는 심지어 PBR이 0.5배 미만이다. 보유 자사주는 우선적으로 소각해야 할 것이다. 지주사 이사들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잘 준수하는지 모니터하고 NAV 할인이 심한 지주사들은 (주총 전 회사에게 알린 후) 독립이사 재선임시 반대표 던지길 권한다. 지주사 주주들이 주총에서 이사를 선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NAV 대비 주가 할인율 축소가 이사들에게 부여된 목표다.
포럼이 외국투자자에게 부탁하는 것은 주총(특히 26년 3월 주총)에서 소신껏 의결권 행사하라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일본 상장사 주총에서 목소리를 높여 일본 기업거버넌스 개선에 일조한 것 같이 한국에서도 스튜어드십코드를 충실히 따르는 차원에서 주총 안건을 상세히 분석하고 신중하게 투표하길 권한다.
2025. 8. 19.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홍콩 싱가폴 투자자 상법개정 미팅 피드백과 9가지 핵심 질문에 대한 답변
외국인 여당의 상법 보완입법 로드맵 이해 부족
20년간 국제금융계에 누적된 불신 깊어 정부의 많은 노력 필요
인도 ‘소수의 다수’ 시행, 중국 텐센트 자회사 주식 모회사 주주에게 교부
알토란 같은 LG전자 인디아 법인 재상장 시도 중단되어야 한다
LG화학 모자 동시상장 따른 NAV 디스카운트 해소 방법 있다
현대차 삼성동 부지 매각, 유동화 후 미래 투자, 우선주 소각해라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컨슈머 3개 부문 인적분할 검토 필요
NAV 할인 심한 지주사 독립이사 재선임시 반대표 던져야 한다
8월에 일주일 동안 홍콩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헤지펀드 및 영미계 대형펀드 아시아본부 50여 곳과 개별 미팅을 가졌다. 8월 중순 까지 금융수장들이 임명되지 못한 관계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해외투자자들 사이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미팅들은 외국계 운용사 CEO, CIO 다수가 참석할 정도로 한국 자본시장 개혁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제금융계의 한국에 대한 이런 관심과 열기는 아마 외환위기를 극복한 1999~2000년 호시절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 외국투자자의 관심은 높았지만 매일매일 미팅이 진행될 수록 충격의 연속이었다. 지난 정부의 상법개정 유턴 및 공매도 전격 금지 조치 때문에 개인적으로 한국에 대한 어느 정도 불신 예상 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우리 정부와 기업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국제금융사회에서 신뢰를 잃었고 그 결과 “불신의 벽”이 상상을 초월했다. 앞으로 국회가 많은 기업거버넌스 개혁 법안을 통과시켜도 이런 “의심의 벽”을 허무는 데는 민관 합동의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수장이 정해진 금융위와 감독원이 빨리 나서서 거버넌스 개혁 로드맵을 국제금융계에 정확히 알려야 한다. 2주 전 씨티, JP모건, CLSA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대주주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을 (시장 기대치보다) 강화한 정부 세제 개편안을 비판했고 씨티는 한국비중 축소를 권했다. 요즘 한국인 전문가가 거의 없는 글로벌IB가 국회, 대통령실, 기재부에서 양산되는 뉴스에 과잉 반응해 외국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와 분석자료가 전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아시아 각국의 기업거버넌스 경쟁은 치열하다. 미국 월가 못지 않게 이제는 아시아 기업들도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시가총액 키우고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자 하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10년 사이 인디아 일본 대만 싱가포르 심지어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주주친화정책을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출장에서 배웠다. 인디아도 금융당국인 SEBI(Securities and Exchange Board of India)가 소수의 다수(Majority of the minority) 원칙을 도입해 일반주주 보호 노력을 기울인 결과 시장 전체로 주가 밸류에이션이 제고 되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과거 유쾌하지 않았던 경험에 비추어 상법개정이 되었어도 국내기업들이 얼마나 일반주주 권익을 존중할지 회의적이다. 한국의 고질적 모자 동시 상장 디스카운트 해소 방법으로 외국투자자들은 멀리 미국이 아닌 중국 텐센트의 자회사 주식 교부 케이스(Distribution in specie) 사례를 들었다. 2021년 12월 텐센트는 보유하던 JD.com A주식 4.6억만 주를 자사 주주들에게 특별배당 형식(160억달러 상당)으로 배분을 발표했다. 그 결과 텐센트의 JD.com 지분은 17%에서 2%로 하락했다. 2018년에도 Tencent Music Entertainment (TME)를 물적분할해 미국에 상장시키면서 TME의 ADR을 텐센트 모회사 주주들에게 배분했다.(현재는 국내에서 자회사 주식 배분에 대해 과세 되는데 세제 개편 필요함)
이재명 정부가 기업거버넌스 개혁을 완수해도 과연 한국이 아시아에서 일본 인디아 대만 대비 투자자 보호가 뛰어나다고 주장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이 정말 대한민국이 기업거버넌스 개혁, 자본시장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다음 9가지 Q&A는 투자자 미팅에서 반복적으로 나온 핵심 이슈를 다룬 것이다. 결국 한국 기업들이 스스로 변해야 한다면서 그룹/기업 관련 질문이 많았다.
Q1: 이재명 정부의 진정성 믿을 수 있는가? 거버넌스 개혁 로드맵이 있다고 하는데 내용과 타임라인 궁금하다. 주요 의사 결정권자는 누구인가?
A1: 기업거버넌스 개혁은 긴 호흡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가 시동을 건 자본시장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는 이제 2회다. 이번 정부는 과거 정권과 달리 자본시장 개혁 관련 준비를 많이 했고 진심이라고 보인다. 여당의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오기형 위원장)가 입법화 과정을 주도하고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대통령실이 속도 조절을 한다. 오 단장 포함 특별위원회는 법률전문가가 많아서 자본시장 및 법안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 작년 부터 법안 별 심층 토론이 이뤄졌고 내년 상반기 입법화될 디스커버리제도(증거개시제도) 도입 및 배임죄 완화안(또는 폐지안) 까지 종합 로드맵이 거의 완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7.3일 상법개정안이 급히 통과된 것으로 시장(특히 외국투자자들)은 생각하지만 준비된 첫째 법안을 순서에 맞춰 공개한 것에 불과하다. 금년말 까지 상법 보완입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이 차례대로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가 추진하는 법안들은 대부분 지난 5월28일 민주당이 발표한 대선 정책공약집을 이행하는 셈이다. 공약집에는 공정경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라는 소제목 아래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독립이사제,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6가지 공약이 나열되었다. 9월 정기 국회에서 다룰 보완 상법개정안은 “자본 손익거래 등을 악용한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행위 근절”이라는 소제목 아래 자사주 소각 제도화, 기업인수 시 경영권 프리미엄 공유, 의무공개매수 도입, 자본거래시 공정가액 적용,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시 신주물량 배정 제도화, 합병검사인 제도 도입 등 기 발표된 공약들을 실천하는 것이다.
공약집에는 그 외 주주환원 강화, MSCI 선진지수 편입 적극 추진, 한국형 디스커버리제도 도입 포함 사법절차 공정성 확대 등 훌륭한 공약들이 많이 포함되었다.
Q2: 투자자 입장에서 거버넌스 개혁의 리스크 무엇인가?
A2: 리스크는 결과가 예상보다 좋을 Upside risk, 좋지 못할 Downside risk로 나눌 수 있다. Upside risk는 행동주의 캠페인 증가, 국민연금 이사장 교체, 밸류업 재가동을 꼽을 수 있다. 외국투자자들은 3가지 요인에 대해 깊은 공감을 표시했다.
국제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를 대체하여 대리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국내외 행동주의라는 사실에 100% 공감했다. 이는 일본에서 지난 10년 간 목격된 현상이고 지배주주의 사익 편취가 심각하고 주가 저평가 현상이 심한 한국에서 행동주의는 기업의 성장, 주주이익 증대, 거버넌스 개선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국내 행동주의 캠페인은 전체 주주 가치 개선으로 이어졌으므로 외국투자자들도 적극 지지한다.
국제금융계는 일본의 공적연금(GPIF)과 한국의 국민연금을 비교하면서 국민연금 김태현 이사장의 무능한 리더십을 지적했다. 조만간 국민연금 이사장이 교체될 것으로 보이는데 자본시장 선진화를 이끌 수 있는 개혁적 인사가 발탁되길 희망한다. 국민연금이 운용업계 전체로 적극적인 스튜어드십코드 강화를 요구하고 행동주의펀드에 자금을 위탁하면 거버넌스 개선이 가속화 될 수 있다.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도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강화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밸류업은 결과는 신통치 못했지만 좋은 시도였다. 작년 5월 발표한 가이드라인도 훌륭했다. 다만 삼성전자 등 대표기업이 외면했고 금융위, 거래소 등 추진 주체의 진정성도 없었다고 보인다. 이재명 정부는 밸류업 재가동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그램 명칭도 바뀔 것이고 재가동 시기는 아마 거버넌스 입법화 과정 마무리 단계인, 금년 말~내년 초 일 것이다. 충실의무가 강화된 이사들이 주도해 이사회에서 자본비용(=투자자 입장에서는 요구수익률)과 자본이익률 비교해 합리적인 자본배치 결정하는 기업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Downside risk는 개혁을 훼방하는 패밀리, 법원 판결의 불확실성, 진정한 독립이사 공급 부족을 꼽을 수 있다. 대기업은 일반주주 돈으로 전방위 로비를 하는 외에 시차제 이사 임기 제도 등을 악용해 집중투표제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 상법개정 등 법제도가 변해도 판사들은 개인 성향에 따라 과거와 유사한 판결을 할 수 있으므로 주주권익이 명백히 침해된 사례라도 재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앞으로 판례가 많이 쌓여야 판결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재선임을 위해) 지배주주 눈치를 보는 독립이사가 대부분이므로 당분간 이사회 의사결정의 질(Quality)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은 이사양성 과정(Director training program)이 절대 부족하므로 양질의 독립이사 양성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Q3: 상법 보완입법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는 다운사이드 리스크(Downside risk) 막아주는 선언적 입법이다. 우리가 한국 투자를 늘리려면 주주가치가 구체적으로 개선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기업들의 자발적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있을까?
A3: 8월 말 국회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높은 집중투표제 의무화·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는 이사회 독립성을 확실히 높일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지배주주의 사익편취를 감시하고 막을 수 있다. 주가 밸류에이션이 조금 더 레벨-업 될 수 있다. 현재 대기업 회장은 관계사에 대한 직접 지분은 미미하나 이사회 전원을 실제 선임한다. 60% 가까운 지분을 가진 일반주주들은 이사 추천도 못하는 형편이다. 2차 상법 개정안은 강화된 3%룰과 함께 일반주주들에게 2명의 감사위원 분리 선출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 코스피200 기업의 이사 평균 수는 8명이고, 보통 3명의 감사위원이 감사위원회를 구성한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감사위원회는 가장 중요한 이사회 산하 기구인데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는 감사위원회는 한 명의 감사위원이 조사권 발동을 요구해도 나머지 2명이(이들은 자기를 선임해준 지배주주 눈치를 보게됨) 반대하면 현실적인 감시가 무력화된다. 3명의 감사위원 중 2명이 실질적으로 독립적인 후보가 선임되면, 감사위원회가 본래 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
자사주 의무소각 원칙은 주주가치 개선으로 직접 연결되므로 논의 중인 보완입법 중 가장 강력하다. 김남근 의원이 지난 7.9일 대표발의한 자사주 의무소각 상법 개정안은 취득한 자사주 1년 이내 원칙적 소각을 기본으로 하지만 주식보상 등 예외를 인정한다. 해당 법안은 현재 상장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도 의무 소각대상에 소급 적용하는 내용을 담아서 주주가치 제고 및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 9월 국회에서 공청회 등 거친 후 본 회의 처리를 기대하지만 상장사의 반발이 문제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이고 국내기업들의 일탈된 행위를 바로잡는 정상으로 회귀를 의미하므로 여당과 정부가 적극 지지해야 할 것이다.
상법개정 후 1~2년 동안 지배주주가 없는 금융지주사, KT, POSCO 등을 제외하고 창업가문이 있는 대부분 상장사들은 극심한 눈치를 보면서 위법행위는 자제하겠지만 적극적 주주가치 제고 행보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HMM의 2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방침 같이 시장의 압력과 다른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조치에 영향 받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Q4: 주요 대기업 중 거버넌스에 진심인 곳, 가장 낙후된 곳 어디인가?
A4: 5대 그룹 중 현대차그룹 거버넌스가 상대적으로 낫다. 이사회 구성을 보면 확실히 현대차, 기아 등 노력하는 모습 보인다. 정의선 회장이 2018~19년 엘리엇펀드와 주총에서 표대결 까지 하면서 주주권리, 이사회 등 거버넌스에 대해 느낀 점이 많았을 것이다. 롯데그룹이 최악이지만 (실제 롯데 상장주식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 미미함) LG그룹이 4대그룹 중 거버넌스 개선에 가장 무관심하다는 주장에 모든 외국인투자자 공감했다.
외국투자자들은 LG그룹 구 패밀리에 대한 불만이 많아 보였다. 흥행에 실패해 연기했던 LG전자 인디아 현지법인의 상장 재추진 계획을 최근 밝혔기 때문이다. 8월 홍콩 싱가포르 투자자 대상 LG전자 인디아 상장 로드쇼가 예정되었다. 상법 개정에 따른 소액주주 보호의무 확대로 국내에서 중복 상장을 못하니, 눈을 피해 감독당국의 사각지대인 해외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은 (주)LG 및 LG전자 주주들이 우습게 보이는지 현지법인 해외 상장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국내 건 해외 건 중복상장은(특히 LG전자 인디아 법인 같이 연 매출 4조원에 10%에 달하는 순이익률 자랑하는 우량 자회사인 경우) 모회사 디스카운트 요인이다. LG전자 희망대로 인디아 법인이 시총 90억달러(12조원) 수준에서 상장되면 모회사 LG전자 시총과 같다. 왜 알토란 같은 자회사 지분을 파는가? 지난 1년, 5년간 LG전자 주가가 각각 19%, 13% 하락한 이유를 구광모 회장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는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Q5: 블루칩 중 LG화학이 가장 대단히 실망스럽다. 시총 90조원 LG에너지솔루션 82% 지분 가치만 해도 LG화학 시총 20조원 보다 3배 이상 크다. LG화학 모자 동시상장에 따른 NAV 디스카운트 해소 방법 있는가?
A5: 올바른 거버넌스 추구를 위해 먼저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임하는 것이 옳다. 그는 구광모 회장과 함께 LG에너지솔루션 분할 상장, 유화부문 적자 심화에 안일하게 대응한 책임이 있다. 신 부회장은 2019년 부터 CEO를 역임했는데 지난 6.5년 동안 LG화학 보통주 주가는 23% 하락했다. 지난 5년간 동사 주가는 60% 폭락했다.
LG화학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 잉여현금흐름(Free cashflow) 적자가 심화되고 순차입금이 급증하므로, 자금 마련을 위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지난 6월 LG에너지솔루션 412만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0억달러 해외 EB를 신규 발행한 바 있다. 자회사 지분 매각 같은 미봉책보다 비핵심분야 매각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LG화학 경영진과 이사회는 장기간 투자손실을 입은 LG화학 일반주주 입장에서 판단하기를 바란다. LG화학 주식은 이미 모자 동시상장 피해가 심한데 NAV 디스카운트를 적극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이사회는 다음 3단계 솔루션을 검토하길 바란다.
- 1단계: LG화학이 자사주를 공개매수하면서 현금 대신 회사가 보유한 LG엔솔 주식을 지급한다. 현물로 주는 LG엔솔의 주식가치에서 원가를 차감한 부분에 대해 LG화학의 법인세가 발생한다.
- 2단계: LG화학을 첨단소재부문과 석유화학부문으로 인적분할한다. (첨단소재부문 아래 LG엔솔 지분을 둔다. 적격분할이므로 세금 없음)
- 3단계: 첨단소재부문과 LG엔솔을 합병한다 (적격합병으로 세금 없음)
공개매수 방식인 모·자 주식 교환은 국내에서 생소하지만 2022년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에 모·자 주식 교환이 포함된 바 있다. 3단계 솔루션은 2023년 SK이노베이션이 자사주를 공개매수한 후 이에 응한 주주들에게 현금이 아닌 SK온 주식을 나눠주는 파격적인 결정을 발표한 구조와 유사하다. LG엔솔의 20% 이상 지분을 LG화학 자사주 공개매수 대금으로 사용하면 NAV 디스카운트 대폭 제거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시총이 급증할 것이다. 자금이 필요하면 높은 주가에서 유상증자도 가능할 것이다. 회사와 주주 모두 윈윈 아닌가?
Q6: 현대차 주가 실망스럽다. 잔잔한 거버넌스 개선 노력은 있지만 근본적인 개선이 없다.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구조는 불건전하다. 정의선 회장이 지분 승계하면 이런 구조를 해소 할 것 인가?
A6: 현대차 보통주 지난 1년간 10% 하락했고, 3년간 겨우 14% 상승(연율로 4%) 했다. 그 결과 PER 5배, PBR 0.5배인데, 전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중 밸류에이션이 바닥권이다. 뛰어난 제품 경쟁력과 높은 수익성 대비 이해하기 어려운 주가 밸류에이션이다. 방만한 재무상태표 개선 노력이 전혀 없는 것이 문제다. 현대차 이사회 구성이 대기업 중 가장 나은 편인데 독립이사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2014년 10조원 들여 인수한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가 금융비용 포함시 총 20조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동 GBC는 설계 변경, 인허가 등의 이유로 장기간 개발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매각하던지 유동화해서 현금을 확보하고 자동차 본업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동 부지가 시가로 20조원이면 우선주 포함한 현대차 시총의 36%에 해당한다. 10조원 이상의 현금이 생기면 1/3은 저평가된 우선주 매입소각해 주주환원하고 2/3는 후발주자 입장인 자율주행 부문에 투자 또는 M&A 자금으로 사용하길 권한다.
정의선 회장은 부친 지분을 승계해도 현재 그룹 순환출자 구조는 그대로 유지할 것 같다. 투자자들 사이에 신뢰가 조금 있는 편이므로 정 회장은 무리수를 쓰기 보다는 (상속세 납부 후) 아버지 보다 지분율이 작아도 지배권 유지가 가능할 것이다. 정 희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개인 지분 등 매각해 국내 주요 상장사 지분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Q7: 삼성전자 기업가치 제고 위한 펀더멘털한 해결책 있는가?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 부탁한다.
A7: 삼성전자는 총자산 규모가 500조원 넘는 거대한 항공모함이다.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산업 사이클이 다른 여러 사업을 영위하는 항공모함이 기수를 돌려 전속력으로 항진하려면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 회장의 그립은 강하지 않고 어려운 의사결정을 즐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매년 수십조 원의 설비투자가 요구되는 자본집약적 산업인 반도체에 대한 애착이 부친인 이건희 회장보다 약하고 스마트폰 같은 컨슈머 제품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M&A 역사를 살펴보면 이 회장의 스타일과 관심사를 짐작할 수 있다. 2016년 오디오 및 전장기기 업체 하만 부터 2025년 미국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마시모,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그룹 인수 까지 반도체와 무관한 덜 자본집약적인 회사들을 꾸준히 인수했다.
보통주 51%를 보유한 외국인투자자들의 인내심(특히 TSMC와 비교시)이 한계에 달한 것 같다. 모름지기 IT기업은 매년 10~15% 성장 해야하는데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년간 -7% 역성장, 5년간 23% 상승(연율로 4%) 했다. 외국인 사외이사 영입 등 이사회 획기적 업그레이드, 101조원 현금 일부 사용해 밸류에이션이 낮은 우선주(시총 47조 원) 매입/소각 검토해 볼 만하다.
근본적으로는 성격이 다른 사업부를 분할해 각자 성장의 길을 추구하는 것이 삼성전자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이다.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할(Spin off)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ADR)하는 것 검토해 볼 만하다. 이해상충 우려 때문에 제대로 사업기회를 갖지 못하는 소유 구조의 모순을 극복하고 파운드리 스스로 자립하게 만들어야 한다. 독립적인 경영진을 뽑아 인센티브 차원에서 많은 주식보상을 약속한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삼성바이오 분할 같이 삼성전자를 1) 반도체 2) 파운드리 3) 컨슈머 3개 부문으로 인적분할하는 것이다. '삼성반도체홀딩스' 를 설립해 파운드리를 제외한 반도체 사업부를 모두 편입 시키고, ‘파운드리홀딩스’는 파운드리 사업부만 포함해 한국 미국 동시 상장, “삼성컨슈머홀딩스' 를 설립해 DX부문, 하만을 편입시키는 것이다. 이 회장이 관심있는 삼성컨슈머홀딩스은 직접 경영하되, 삼성반도체홀딩스과 파운드리는 완전 전문경영인체제로 업그레이드하고 이 회장은 이사회에 참여하는 패시브 역할로 국한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외국인 CEO 영입도 검토해 볼 만하다.
Q8: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 상식적 접근(단일 세율, 장기투자자 혜택 등)이 어려운 이유 무엇인가? 일반주주와 지배주주의 이해관계 불일치 요인 중 하나가 세제이다. 상속세 개편 논의는 없나?
A8: 여당 의원들 사이에도 다양한 정치 스펙트럼이 있다. 이들은 자본시장 개혁, 거버넌스 개선에 대체로 공감하지만 세제 문제는 의견이 나눠진다. 중산층 이상에 대해 낮은 세율을 적용해주는 것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배주주 까지 감세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가”하는 부자 감세 프레임에 갇히는 셈이다. 배당성향 기준 감세안을 단순화 시키고 추가로 최소 2~3년 보유한 장기투자자가 받는 배당에 대해 추가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여당 내부 뿐 아니라 여당과 정부간 협의가 어려운데 상속세 인하는 훨씬 더 민감한 사안이라서 이번 정권에서 다루지 못할 것 같다. 결국 일반주주와 지배주주의 이해관계 일치가 이뤄지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Q9: 지주사 주가 최근 반등했어도 여전히 NAV 대비 대폭 디스카운트 거래된다. 할인율 축소 방법 무엇인가?
A9: 거의 모든 지주사들이 NAV 대비 할인되어 주가 움직이고, (주)LG나 SK(주)는 심지어 PBR이 0.5배 미만이다. 보유 자사주는 우선적으로 소각해야 할 것이다. 지주사 이사들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잘 준수하는지 모니터하고 NAV 할인이 심한 지주사들은 (주총 전 회사에게 알린 후) 독립이사 재선임시 반대표 던지길 권한다. 지주사 주주들이 주총에서 이사를 선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NAV 대비 주가 할인율 축소가 이사들에게 부여된 목표다.
포럼이 외국투자자에게 부탁하는 것은 주총(특히 26년 3월 주총)에서 소신껏 의결권 행사하라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일본 상장사 주총에서 목소리를 높여 일본 기업거버넌스 개선에 일조한 것 같이 한국에서도 스튜어드십코드를 충실히 따르는 차원에서 주총 안건을 상세히 분석하고 신중하게 투표하길 권한다.
2025. 8. 19.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