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버핏이 남긴 청사진과 한국 기업이 배워야 할 것들
워런 버핏은 생전 여러 차례 "승계의 본질은 철학과 문화의 지속"임을 강조해왔다.〈Berkshire Hathaway – Past, Present and Future(2014)〉에서 그는 가족이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고, 예외적으로 아들 하워드 버핏에게는 비상근 이사회 의장이라는 ‘안전판’ 역할만을 제안했다. 이 자리는 경영의 운전석이 아니라, 필요할 때 CEO를 견제·교체할 수 있는 브레이크다. 보수도 없고, 다른 독립이사와 동일한 의무만 부담한다. 버핏은 19개 상장사 이사회를 경험하며 회장·CEO 겸직 체제에서 CEO 교체가 얼마나 어렵고 늦어지는지 목격했다. 그래서 권한을 분리하고, 감독 기능을 구조적으로 강화하는 장치를 내재화했다.
버핏이 제시한 버크셔 CEO의 조건은 더욱 구체적이다. 첫째, 합리적 자본배분 능력—현금이 흘러갈 최적의 목적지를 냉정하게 결정하는 힘. 둘째, 사람에 대한 통찰과 결단—자회사 CEO를 선발·유지하고, 필요하면 지체없이 교체할 수 있는 용기. 셋째, 합리성과 침착함—탐욕·허영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 넷째, 자기 한계의 인식—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조직 전체의 오만·관료주의·안일함이라는 ‘세 가지 암세포’를 경계·제거하는 자세다. 버핏은 이를 끝내 한 문장으로 수렴시킨다. “Tone at the top.” 최고경영자의 태도가 문화의 파장을 만들고, 그 문화가 장기 성과를 만든다.
버크셔의 본사 구조는 이 철학을 증명한다. 위원회·예산제·법무·인사·홍보·IR·전략 부서가 없다. 대신 강력한 권한 위임과 회계감사라는 최소의 기둥만 세워두고, 인수 이전부터 스스로 잘 굴러가던 경영진에게 광범위한 자율을 부여한다. 관료주의가 스며들 틈을 원천 차단하는 설계다. 이사회는 차기 CEO가 내부 출신이며 비교적 젊어 장기 재임이 가능한 인물이어야 한다고 못박는다. 대규모 인수·맞춤형 투자를 오래 지속할 신뢰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설계도는 2025년 5월 주주총회에서 더 선명해졌다. 버핏은 차기 CEO로 그렉 에이블(Greg Abel, 1962년생,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이 있고, 커리어 초기에 캐나다 PwC에서 회계사로 근무 경험 보유)을 공식화했다. 그는 버크셔의 비보험 부문을 오랫동안 이끌며, 이사회가 요구하는 조건을 이미 성과로 증명해왔다. 버핏은 “내가 물러난 다음 날부터 곧바로 직무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고, 일부 영역에서는 나보다 더 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승계 구도는 명확해졌고, 문화와 철학의 연속성은 더욱 공고해졌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한국 상장기업의 현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가족 승계가 곧바로 경영권 승계로 이어지는 장면이 흔하다. 그러나 경영권은 주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authority)’이지 혈연으로 자동 승계되는 ‘권리(right)’가 아니다. 혈연 그 자체는 리더십의 정당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성과와 검증 없는 권한 이양은 기업 문화와 장기 성과에 치명적일 수 있다. 최고경영자의 가치관과 태도는 조직 전체로 증폭되며, 그 파급력은 호재도 악재도 복리(複利)로 작동한다.
(이하 전문은 저작권 관리 정책에 의해 아래 원문 링크를 통해 확인 부탁드립니다.)
버핏이 주관하는 마지막 주주총회, CEO 승계에서 한국기업이 배워야 할 것들 [기고]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버핏이 남긴 청사진과 한국 기업이 배워야 할 것들
워런 버핏은 생전 여러 차례 "승계의 본질은 철학과 문화의 지속"임을 강조해왔다.〈Berkshire Hathaway – Past, Present and Future(2014)〉에서 그는 가족이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고, 예외적으로 아들 하워드 버핏에게는 비상근 이사회 의장이라는 ‘안전판’ 역할만을 제안했다. 이 자리는 경영의 운전석이 아니라, 필요할 때 CEO를 견제·교체할 수 있는 브레이크다. 보수도 없고, 다른 독립이사와 동일한 의무만 부담한다. 버핏은 19개 상장사 이사회를 경험하며 회장·CEO 겸직 체제에서 CEO 교체가 얼마나 어렵고 늦어지는지 목격했다. 그래서 권한을 분리하고, 감독 기능을 구조적으로 강화하는 장치를 내재화했다.
버핏이 제시한 버크셔 CEO의 조건은 더욱 구체적이다. 첫째, 합리적 자본배분 능력—현금이 흘러갈 최적의 목적지를 냉정하게 결정하는 힘. 둘째, 사람에 대한 통찰과 결단—자회사 CEO를 선발·유지하고, 필요하면 지체없이 교체할 수 있는 용기. 셋째, 합리성과 침착함—탐욕·허영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 넷째, 자기 한계의 인식—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조직 전체의 오만·관료주의·안일함이라는 ‘세 가지 암세포’를 경계·제거하는 자세다. 버핏은 이를 끝내 한 문장으로 수렴시킨다. “Tone at the top.” 최고경영자의 태도가 문화의 파장을 만들고, 그 문화가 장기 성과를 만든다.
버크셔의 본사 구조는 이 철학을 증명한다. 위원회·예산제·법무·인사·홍보·IR·전략 부서가 없다. 대신 강력한 권한 위임과 회계감사라는 최소의 기둥만 세워두고, 인수 이전부터 스스로 잘 굴러가던 경영진에게 광범위한 자율을 부여한다. 관료주의가 스며들 틈을 원천 차단하는 설계다. 이사회는 차기 CEO가 내부 출신이며 비교적 젊어 장기 재임이 가능한 인물이어야 한다고 못박는다. 대규모 인수·맞춤형 투자를 오래 지속할 신뢰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설계도는 2025년 5월 주주총회에서 더 선명해졌다. 버핏은 차기 CEO로 그렉 에이블(Greg Abel, 1962년생,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이 있고, 커리어 초기에 캐나다 PwC에서 회계사로 근무 경험 보유)을 공식화했다. 그는 버크셔의 비보험 부문을 오랫동안 이끌며, 이사회가 요구하는 조건을 이미 성과로 증명해왔다. 버핏은 “내가 물러난 다음 날부터 곧바로 직무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고, 일부 영역에서는 나보다 더 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승계 구도는 명확해졌고, 문화와 철학의 연속성은 더욱 공고해졌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한국 상장기업의 현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가족 승계가 곧바로 경영권 승계로 이어지는 장면이 흔하다. 그러나 경영권은 주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authority)’이지 혈연으로 자동 승계되는 ‘권리(right)’가 아니다. 혈연 그 자체는 리더십의 정당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성과와 검증 없는 권한 이양은 기업 문화와 장기 성과에 치명적일 수 있다. 최고경영자의 가치관과 태도는 조직 전체로 증폭되며, 그 파급력은 호재도 악재도 복리(複利)로 작동한다.
(이하 전문은 저작권 관리 정책에 의해 아래 원문 링크를 통해 확인 부탁드립니다.)
버핏이 주관하는 마지막 주주총회, CEO 승계에서 한국기업이 배워야 할 것들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