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활동

본 포럼은 험로가 예상되는 미래의 그 첫발을 내딛고자 합니다.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원활동 ㅣ 포럼 회원 활동 모음입니다.

왜 한국 상장사들은 배당을 싫어하는가[기고] (김봉기 대표)

사무국
2025-11-26
조회수 80

“왜 한국 상장사들은 이렇게 배당을 적게 합니까?”
대선 기간, 이재명 당시 후보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의 공개 미팅에서 던진 질문이다.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표면적인 답은 비슷하다.

“한국 경영진은 보수적이라서요.”
“미래 투자를 중시해서요.”

그러나 2025년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숫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보면, 이 대답은 핵심을 비켜간 변명에 가깝다. 진짜 이유는 훨씬 더 간단하고, 훨씬 더 불편하다.

답은 ‘피라미딩 소유구조’다.

1. 소유 3.7%, 지배 62.4% — 비례성이 무너진 자본주의

공정위가 2025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집단을 기준으로 할 때 평균적인 숫자는 이렇다. 총수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율, 즉 ‘소유’는 3.7%에 불과하다. 반면 계열사, 비영리법인, 임원, 자기주식 등을 모두 동원해 만들어낸 내부지분, 즉 실질적인 ‘지배 블록’은 62.4%에 달한다.

이는 곧 “총수일가는 평균 3~4%밖에 직접 가지고 있지 않지만, 계열사·비영리법인·자기주식 등을 통해 60%대 의결권 블록을 쥐고 있다”는 뜻이다. 숫자를 다시 정리해 보면, 소유와 지배 사이의 지분율 괴리는 62.4%에서 3.7%를 뺀 58.7%포인트에 이른다. 내부지분 62.4%를 총수일가 지분 3.7%로 나누면 약 17배의 지배력 레버리지가 나온다. 적은 자기 돈으로, 과도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제도화되어 있는 것이다.

원래 주식의 본질은 단순하다. 주식은 배당과 잔여재산, 자본이득에 참여하는 현금흐름 권리(Cash Flow Rights)와, 이사 선임과 자본배분, 인수합병을 결정하는 의결권(Voting Rights)을 함께 갖는 증권이다. 건강한 자본주의의 규범은 명확하다.

“더 많이 책임지는 사람이 더 많이 지배한다.” 즉, 주식을 통해 얻는 경제적 권리와 의결권은 비례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피라미딩 소유구조와 상호·내부지분 네트워크를 통해 이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체제를, 법과 제도가 보장하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굳혀왔다.

2. 왜 배당을 안 하느냐고?

“총수 입장에서 배당은 ‘최악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왜 한국 상장사들은 배당을 적게 하는가?”

총수의 입장에서 배당은 어떤 구조를 갖는가. 피라미드 최하단에 있는 실질 사업회사에서 이익이 발생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회사가 배당을 하면, 그 위에 있는 지주회사, 중간지주, 계열사들이 배당을 받는다. 이들 법인은 법인세를 내고 나서야 남은 돈을 다시 상단 회사로 올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최상단에 도달하기 전에 배당 재원은 사실상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최상단에 가까운 회사가 다시 배당을 하면, 그제서야 총수 개인이 보유한 3.7% 지분에 해당하는 몫이 손에 떨어진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금융소득종합과세와 건강보험료 부담이 더해지면, 세후 실질 수령액은 또 한 번 절반 수준으로 깎여나간다.

정리하면 이렇다. 실질 사업회사의 이익 100이 중간 법인 단계와 법인세를 거치며 50 이하로 줄어들고, 그 줄어든 몫의 3.7%만 총수에게 온다. 그리고 그마저도 개인 과세와 건보료로 다시 깎인다.

의사결정권을 가진 총수 입장에서 보면 답은 명확하다. “내가 지금 이익 100을 배당으로 풀면, 내 손에 남는 건 사실상 1도 안 되는 수준인데, 왜 이런 ‘바보 같은 선택’을 하겠는가?” 소유와 지배의 괴리가 클수록, ‘비례적 배당’을 선택할 인센티브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이하 전문은 저작권 관리 정책에 의해 아래 원문 링크를 통해 확인 부탁드립니다.) 


왜 한국 상장사들은 배당을 싫어하는가[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