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논평]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의 사익편취 논란에 관한 논평


1.    문제 제기 배경

우리나라경제는 이미 저성장, 저출산의 선진국 단계에 접어 들었고, 주식투자가 국민들의 자산축적과 노후대비에 핵심적인 수단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본시장과 기업거버넌스는 여전히 개발독재, IMF금융위기 시대의 낙후된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대주주가 일반주주의 주주권리를 침탈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한국 시장이 가장 저평가 받고 있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이 잘못된 기업거버넌스에 있으며, 본 포럼은 우리나라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중 하나가 올바른 기업거버넌스를 확립하고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2. SM엔터테인먼트와 이수만 회장의 문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은 오늘날의 전세계적인 K팝 한류 열풍의 토대를 닦은 K팝의 선구자이자 대부입니다. 하지만 또한 우리나라의 낙후된 기업거버넌스의 문제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수만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1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회사 창업자입니다. 이수만 회장은 라이크기획이라는 상호로 개인사업을 운영하면서 회사와 프로듀싱계약을 맺고 회사로부터 연간 매출의 6%, 영업이익 기준 30~40%의 막대한 금액을 20년 넘도록 수취하였습니다.

이렇게 프로듀싱 로열티 명목으로 가져간 금액이 지금까지 1,500억원이 넘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다음과 같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우리나라 특유의 후진적 기업거버넌스  관행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째. 적은 지분으로 황제 경영.

이수만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18%만을 보유하고 있으나, 지분율에 관계없이 SM 제국의 황제와도 같은 지위에서 무소불위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둘째, 등기임원을 맡지 않아 법적 책임 회피하기.

이수만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의 등기임원이 아니며 심지어 임직원 신분 조차 아닙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법적 지위에 있으나, 최대주주와 창업자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실상 막강한 영향력으로 회사를 지배해왔습니다.

국내 유수의 많은 대기업들 또한 지배주주가 법적인 책임이 따르는 등기임원을 맡지 않은 상태에서 이른바 ‘회장’이라는 법적 구속력 없는 직책으로 기업의 주요 의사 결정을 좌지우지해왔습니다. 


주식회사는 기본적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기본 전제로 하고 있고, 최대주주가 직접 경영을 담당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상법에 규정한 직위를 갖고 법의 테두리내에서 권한과 책임을 수행해야 합니다. 권한에는 반드시 그에 수반되는 책임이 따릅니다. 많은 대기업 지배주주가 책임은 지지 않은 채 권한만 행사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잘못된 관행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됩니다.


셋째, 회사와의 내부 거래로 터널링을 한다는 비난

이수만 회장이 창업자이자 최대주주라는 지위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회사와의 거래를 통해 사익편취를 한다는 소액주주들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기업의 지배주주들이 이와 유사한 형태로, 회사와의 자본거래(분할, 합병 등), 혹은 사업적인 거래(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회사의 이익으로 귀속되었을 이익을 지배주주 일가의 자산으로 이전해왔으며, 이것은 결국 일반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져왔습니다.


에스엠은 라이크 기획이 에스엠에 제공해 온 용역의 내역과 그 가치 산정에 관한 객관적 자료를 공개하고 이사회와 주주를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이사회와 주주를 설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면 즉시 라이크 기획과의 계약을 해지하여야 합니다.


넷째, 낙후된 거버넌스로 인한 저평가

SM엔터테인먼트는 국내 K팝의 상징과도 같은 대형 기획사이며, 많은 팬덤을 거느린 수많은 아이돌 스타 군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업력도 가장 오래되고 규모도 큰 대형기획사이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대형 기획사중에서 가장 저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매출액이 JYP의 2~3배에 달하나 시가 총액은 오히려 JYP보다도 작습니다. 에스엠의 이러한 주식시장에서의 저평가에 대해 주식시장에서는 '이수만 리스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에스엠의 이러한 저평가는,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주가가 전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받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의 원인이 잘못된 기업 거버넌스에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정부와 정치권에 드리는 요청

현재도 공정거래법에 의해 대기업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행위가 금지되고 정부 당국에 의해 규제 감시 대상으로 관리되고는 있으나, 대기업 그룹 산하 698개 기업만이 대상이고 그외 수많은 중견, 중소 상장기업은 사실상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사익편취는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오랫동안 만연한 보편적, 후진적 관행입니다. 공정거래법의 규제를 벗지 않는 중견, 중소기업에서는 대기업보다 훨씬 더 노골적인 형태로 사익편취를 버젓이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실상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이들 중견, 중소 상장기업에서 더욱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 자본시장에 만연한 이 뿌리깊은 불공정을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지 일반주주, 투자업계 관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주시기 바랍니다.



4.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과 이수만 회장에게 드리는 말씀


이성수, 탁영준 두 분 공동 대표에게 요청드립니다. 누가 뭐라해도 SM엔터테인먼트는 ‘K팝’ 한류 열풍을 이끈 우리나라 문화산업계의 선두이자 일등 공신입니다. 해외에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격을 높이고 문화상품 수출을 이끌어온 K팝의 태두입니다.

자랑스러운 이름이 더 이상 오명으로 얼룩지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대표이사라는 자리는 최대주주의 사익을 위해 봉직하는 자리가 아니며,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충실 의무를 다 해야 하는 법적 책임과 고도의 윤리적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수만 회장의 사익 추구에 대한 일반주주들의 반발로, 지속적으로 일반주주측과의 분쟁을 겪었고 올해 주총에서는 일반주주측이 선임한 상근감사가 임명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라도 전체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표이사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저희들의 이러한 요구가 묵살되고 지금까지 해온 부당 행위들을 지속한다면 본 포럼은 일반주주측과 연대하여 일반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끝으로 이수만 회장님에게 당부드립니다. 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회장님께서 우리나라의 K팝을 부흥시키고 세계에 한류 열풍을 일으킨 공로를 인정하고 높이 삽니다만, 지금까지 회사를 독선적으로 경영하며 일반주주 권익을 침해한 과오 또한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일반주주들과의 갈등이 길어지고 커질수록 회장님께서 그간 쌓아온 공로와 명예는 땅에 떨어지고 결국 오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K팝과 에스엠을 사랑하는 많은 국민이 이수만 회장님을 K팝 한류 열풍을 이끈 일등 공신으로, 우리 문화산업계의 존경받는 원로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022. 07. 12

사단법인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