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논평]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상법 개정 의견을 지지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상법 개정 의견을 지지한다



- 주주에 대한 의무 없는 한국, 다른 선진국 투자자들이 장기투자하기 어렵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통한 국민 대다수의 재산 보호와 증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복잡하게 얽힌 한국의 기업 거버넌스 문제,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도입으로 단칼에 해결할 수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16일, 미국 뉴욕에서 Invest K-Finance 투자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원장은, “개인 의견으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는 무조건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국회 논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적어도 지금 우리가 기업 밸류업 및 자본시장 레벨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논의가 공론화조차 되지 않는다면 밸류업에 대한 정부 의지를 의심하게 만들 것”, “상법이나 자본시장법상 거버넌스 문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 쪼개기나 중복 상장 문제, 소수 주식 가치 보호에 실패한 부분이 있다면 이사의 충실 의무 등 법 개정 등을 통해 개선할 수 있을지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에서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duty of loyalty)가 확고하게 정착된 판례이자 법이다.


그리고 미국은 물론 영국, 일본 그리고 OECD 가이드라인 등 선진국의 자본시장은 모두 주주에 대한 이사 (또는 지배주주)의 충실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것이 없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법이 소수의 지배주주와 다수의 일반주주 사이의 이해충돌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에서 Invest K-Finance를 외치면서 모든 선진국이 갖고 있는 이런 자본시장의 기초적인 법 원리도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런 의미에서 이 원장의 의지는 매우 환영할 만하다. 이 원장이 이 날 “현실적·경제적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입법 구조로는 법원이 해석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필요하냐 아니냐의 문제지 합당, 부당을 논할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은 현실에 대한 대단히 정확한 인식이다.


자본시장 선진화와 대다수 국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데 해석으로 어렵다면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금융위,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빠르게 입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 바란다. 이는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논의가 아니다. 기본 원칙을 세우고 구체적인 규정을 만드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입법 절차다.


적어도 최소한의 보호 대상인 일반 대중이 주식을 사고 파는 상장회사에 대해서는 시급히 도입되어야 한다. 전체 도입이 부담스럽다면 우선 상장회사 특례규정에 도입하고, 운영 상황을 보아 상법 전체 확대를 논의해도 좋다.이복현 원장도 이 날 “정부 내에서 상법을 개정하거나 상법 개정과 관련된 비상장 주식까지 이를 넓혀야 하느냐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상장 주식 특례로 하는 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같은 취지로 이해된다.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가 도입되면 ‘주가 하락에 주주들의 소송이 빗발칠 것’, ‘주주 하나하나의 의견을 어떻게 경영에 반영하나’, ‘주가 때문에 이사가 배임죄로 처벌될 것’과 같은 괴담 수준의 반대 의견도 들린다.


하지만 모두 정확한 이해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충실의무는 주주 한 명 한 명이 아닌 ‘전체’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도입되어도 이사회와 경영진은 평소에는 ‘선관주의 의무’에 따라 ‘회사’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 경영을 하면 된다. 그러면 그것이 곧 모든 주주의 이익이 된다.


다만 ‘주주들 사이에 유불리가 다를 때’ 비로소 충실의무를 생각하면 된다. 계열사 간 합병, 분할, 내부거래 등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적용되는 경우는 몇 가지 없고 또 매우 명확하다. 그럴 때는 특정 주주에게 유리하게 결정하지 말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피해가 있는 주주에 대해서는 어떻게 적절한 보상을 할 지 생각하면 된다.


이복현 원장의 적극적 의지에 다시 한 번 환영의 뜻을 표한다.“짧게는 한두달, 길게는 하반기 국회가 정식 출범하기 전 정부에서 지배구조 개선정책 방향을 잡는 것이 목표고 5~6월부터 관련 공청회나 이벤트를 준비중”이라고 언급한 정부의 스케줄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정부와 정치권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 이외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자본의 해외 유출을 가속화시키며 미래 세대의 부를 단절시키는 법과 제도의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한다.





2024. 5. 22.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부회장 천준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