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2023. 03. 23.) KT의 대표이사 후보인 윤 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KT의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의안이 제외되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번 구현모 후보의 추천과 사의 표명으로 논란이 있었던터라 다시 반복되는 대표이사 후보 사의는 기업거버넌스 관점에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먼저 지난 번 구현모 후보가 사퇴하는 과정에서 김태현 국민연금공단(이하 “연금”) 이사장과 서원주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가 소유가 분산된 기업의 스튜어드쉽코드와 공정한 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고 의견을 표명하는 등 지분 9.95%를 소유한 최대주주인 연금의 문제제기가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는데, 2019년 12월 발표한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이 지나치게 소극적인 입장인데다가 연금의 특정기업에 대한 문제제기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연금이 과연 KT의 기업가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하는 진심인지 아니면 정부의 의중을 관철하려는 목적인지 의문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 이후 윤경림 후보가 다시 추천되었고 동 후보 선임 의안에 대해서 ISS,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한국EGS평가원, 한국ESG연구소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대부분 찬성을 권유하였는데, 공교롭게 김태현 연금 이사장이 다시 소유분산기업의 이사 추천은 주요 과점 주주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의견 표명한 뒤에 윤경림 후보가 사의를 표명한 바, 연금이 원하는 후보가 추천될 때까지 혼란이 계속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금은 KT의 최대주주로서 당연히 주주권을 행사하여 이사 선임에 관여할 수 있고 또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을 하여야 하고, 특히 기업가치,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후보의 전문성, 독립성, 적합성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권유를 참고하여 경력, 전문성, 리더십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투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는 KT의 이사회가 최대주주를 포함하여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사익에 복무하지 않고 외압에 흔들리지않으며 임직원과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는지 여부입니다. 자본시장이 발달한 영미, 유럽의 경우 이사의 선임, 연임 관련하여 최대주주 등 주요주주와 깊이 상의하여 이사회가 대표이사 후보를 결정하고 의안 상정하지만 드물지 않게 최대주주와 갈등을 겪습니다. 이때 이사회가 외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이사회가 공정성, 독립성에 관하여 시장과 전체 주주로부터 신뢰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KT의 이사회 구성과 대표이사추천절차를 보면 과연 독립성, 공정성, 전문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먼저 KT의 정관(이하 “정관”) 상 이사 연임 결정을 위한 절차를 살펴 보면, 심사대상자 선정은 지배구조위원회가, 심사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관 제32조를 보면 지배구조위원회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 사내이사 1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사의 평가및보상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직전 대표이사의 성과를 심사해야 하는데 직전 대표이사의 업무를 보좌하던 사내이사가 참여한다면 과연 독립성,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의 구성이 이사회의 독립성,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KT의 사외이사진을 보면 이강철, 김대유 사외이사는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이었고, 유희열 과학기술부 차관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자문위원이었습니다(이강철 사외이사와 벤자민홍 사외이사는 임기 전 사의를 표명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외이사 구성 속에서 KT 이사회가 아무리 신중히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추천된 대표이사가 시장과 KT 전체 주주로부터 강한 권위와 신뢰를 얻기는 간단하지 않으며, 오히려 능력 있고 진실된 인재가 대표이사가 되지 못하는 불행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사외이사들의 구성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특히 사업에 대해 깊은 이해과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절반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회사와 최대주주와 무관하다고 확보되지 않으며, 무엇보다 전문성과 리더쉽에 의해 담보된다고 할 것입니다.
KT를 비롯하여 모든 상장기업에 공히 해당되는 명제입니다. 대표이사 추천 이전에 먼저 이사회 독립성, 특히 사외이사의 독립성, 전문성을 확보하여야 할 것입니다.
2023. 3. 27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규식
지난주에(2023. 03. 23.) KT의 대표이사 후보인 윤 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KT의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의안이 제외되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번 구현모 후보의 추천과 사의 표명으로 논란이 있었던터라 다시 반복되는 대표이사 후보 사의는 기업거버넌스 관점에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먼저 지난 번 구현모 후보가 사퇴하는 과정에서 김태현 국민연금공단(이하 “연금”) 이사장과 서원주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가 소유가 분산된 기업의 스튜어드쉽코드와 공정한 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고 의견을 표명하는 등 지분 9.95%를 소유한 최대주주인 연금의 문제제기가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는데, 2019년 12월 발표한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이 지나치게 소극적인 입장인데다가 연금의 특정기업에 대한 문제제기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연금이 과연 KT의 기업가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하는 진심인지 아니면 정부의 의중을 관철하려는 목적인지 의문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 이후 윤경림 후보가 다시 추천되었고 동 후보 선임 의안에 대해서 ISS,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한국EGS평가원, 한국ESG연구소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대부분 찬성을 권유하였는데, 공교롭게 김태현 연금 이사장이 다시 소유분산기업의 이사 추천은 주요 과점 주주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의견 표명한 뒤에 윤경림 후보가 사의를 표명한 바, 연금이 원하는 후보가 추천될 때까지 혼란이 계속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금은 KT의 최대주주로서 당연히 주주권을 행사하여 이사 선임에 관여할 수 있고 또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을 하여야 하고, 특히 기업가치,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후보의 전문성, 독립성, 적합성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권유를 참고하여 경력, 전문성, 리더십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투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는 KT의 이사회가 최대주주를 포함하여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사익에 복무하지 않고 외압에 흔들리지않으며 임직원과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는지 여부입니다. 자본시장이 발달한 영미, 유럽의 경우 이사의 선임, 연임 관련하여 최대주주 등 주요주주와 깊이 상의하여 이사회가 대표이사 후보를 결정하고 의안 상정하지만 드물지 않게 최대주주와 갈등을 겪습니다. 이때 이사회가 외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이사회가 공정성, 독립성에 관하여 시장과 전체 주주로부터 신뢰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KT의 이사회 구성과 대표이사추천절차를 보면 과연 독립성, 공정성, 전문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먼저 KT의 정관(이하 “정관”) 상 이사 연임 결정을 위한 절차를 살펴 보면, 심사대상자 선정은 지배구조위원회가, 심사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관 제32조를 보면 지배구조위원회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 사내이사 1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사의 평가및보상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직전 대표이사의 성과를 심사해야 하는데 직전 대표이사의 업무를 보좌하던 사내이사가 참여한다면 과연 독립성,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의 구성이 이사회의 독립성,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KT의 사외이사진을 보면 이강철, 김대유 사외이사는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이었고, 유희열 과학기술부 차관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자문위원이었습니다(이강철 사외이사와 벤자민홍 사외이사는 임기 전 사의를 표명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외이사 구성 속에서 KT 이사회가 아무리 신중히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추천된 대표이사가 시장과 KT 전체 주주로부터 강한 권위와 신뢰를 얻기는 간단하지 않으며, 오히려 능력 있고 진실된 인재가 대표이사가 되지 못하는 불행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사외이사들의 구성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특히 사업에 대해 깊은 이해과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절반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회사와 최대주주와 무관하다고 확보되지 않으며, 무엇보다 전문성과 리더쉽에 의해 담보된다고 할 것입니다.
KT를 비롯하여 모든 상장기업에 공히 해당되는 명제입니다. 대표이사 추천 이전에 먼저 이사회 독립성, 특히 사외이사의 독립성, 전문성을 확보하여야 할 것입니다.
2023. 3. 27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