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논평] 모회사 SK E&S와 자회사 부산가스 간의 현금지급 방식의 주식교환에 대한 논평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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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SK E&S와 자회사 부산가스 간의 

현금지급 방식의 주식교환에 대한 논평


지난 10월 18일 SK E&S(모회사)와 부산도시가스(자회사)는 1 : 1.1656770의 비율로 주식 교환을 하되 부산도시가스의 기존 주주에게 SK E&S의 주식 대신 85,000원의 현금을 지급하기로 이사회 결의하였다. 이로써 부산도시가스는 상장 폐지되고 그 주주는 현금을 받고 축출되게 된다(이하 “본건거래”).


그러나 소수주주들은 2021년 7월에 맥쿼리 인프라펀드가 서라벌 도시가스를 인수한 사례에 비추어 볼 때 부산도시가스의 영업가치만 1조원 이상이고, 메가마트 남천점 등 9,600평, 차이나가스홀딩스, SK E&S홍콩, 부산그린에너지 지분가치, ESS 사업, 명지지구 집단에너지 사업가치, 현금 2천억 등 투자부동산, 투자자산의 가치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소수주주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기업은 이익잉여금으로 배당을 하지 않고 비업무용 부동산이나 투자자산을 계속 매입하다가 그 가치는 배제한 채로 현금 지급하고 주주를 축출한 후 상장폐지시킬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거래는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과 상법 위반이므로 허용될 수 없게 된다. 두 회사의 이사회가 과연 이러한 주주들의 의문과 위법 가능성을 해소하기 위한 공정한 절차를 이행하였는지 깊은 의문이 든다. 이에 본 포럼은 이 거래의 기초가 되는 법규정들을 살펴 보고자 한다.


우선 교환비율 산정에 관련하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제165조의4, 동법 시행령 제176조의5 및 제176조의6”은 본 포럼이 지난 9월 세미나 “합병비율 산정 등 현행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검토”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상장주식을 시가로 결정하게 한 입법례가 OECD국가 중 유일하며 이로써 계열사간 자본거래를 통하여 일상적으로 주주권리가 침해되는 등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 위법의 법령이라고 문제제기 한 바 있다.


둘째, 모자회사 간의 주식교환에서 자회사 주주에게 모회사의 주식을 교부하는 경우 현금지급으로 갈음할 수 있게 한 상법 제360조의3 제3항 제4호에 의해서 주주를 축출할 때에는 이사회는 보다 엄격한 주주보호 절차를 이행하여야 하는데 본건에서 양 회사는 주주보호를 위한 아무런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본건과 유사하게, 모자회사 간에 합병을 하면서 자회사 소수주주를 축출한 “Weinberger vs. UOP 사건”에서 미국 델라웨어주 대법원은 “이사 뿐만 아니라 대주주 역시 소수주주에 대하여 수탁자의 의무(fiduciary duty)가 있고, 소수주주 축출의 경우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엄격한 주주보호 절차가 필요하며, 거래의 기초가 된 자료들을 주주들에게 공개해야 하고, 입증책임에서도 완전한 공정성의 원칙(entire fairness rule)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주주인 원고 승소한 판결한 바 있다. 미국 델라웨어주 상법과 대법원 판결이 자본거래에 관한 글로벌 기준으로 인정되고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볼 때 본건거래에서 양 회사의 이사회가 부산도시가스의 주주보호절차를 충분히 이행하였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 최소한 부산도시가스 주식가치평가의 근거인 서현회계법인의 보고서가 공개되어야 한다.


셋째, 위 판결과 관련하여, 델라웨어주 기업법(corporation law)은 이사가 회사 뿐만 아니라 주주에 대한 선관의무(fiduciary duty)와 충성의무(duty of loyalty)를 모두 규정하고 있지만, 우리 상법은 이사는 회사와 위임계약을 체결하며, 회사에 대하여 충실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달리 규율되어야 하며, 우리 상법에 의할 때 이사는 주주이익에 대해서는 선관의무, 충실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델라웨어주 기업법이 명확히 규정상으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선관의무, 충성의무를 인정하지만 이는 확인적 규정일 뿐이고, 이를 근거로 우리 상법의 규정을 이사의 의무를 제한하는 창설적 규정으로 해석할 수 없다. 회사는 자본과 노동이 결합되어 이루어진 인적, 물적 조직체라는 점, 노동이 영업양도에서 회사가치로 인정되듯 자본 역시 회사의 본질적 구성요소라는 점, 이사의 모든 권한은 주주총회에서 위임되었으며 주주로부터 나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 상법 규정 역시 이사는 주주이익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만일 이사는 오직 회사에 대해서만 의무를 부담한다는 식으로 해석한다면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 위반으로서 위헌법률이 된다. 우리 대법원은 한국 대법원은 2009. 5. 29. 선고 2007도4949 전원합의체 판결(업무상 배임)에서 ‘이사는 주주에 대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라는 취지의 판시를 한 바 있지만, 이는 업무상 배임죄라는 형사범죄의 구성요건에 대한 판단이라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고, 민사사건에서 "이사가 주주이익에 대해서 선관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한 적은 없으므로, 위 판례가 주주이익을 침해하는 자본거래의 근거로 원용되지 않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사는 당연히 자본거래 상의 주주이익에 대하여 선관의무와 충실의무 부담하며, 상법상의 규정 역시 이에 기초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본질적으로 기업은 자본과 노동의 결합 조직이고, 주주는 기업의 본질적 구성요소이다. 회사와 노무계약을 체결한 노동자는 회사의 구성요소로서 영업양도의 대상이 되는데, 회사와 자본계약을 체결한 주주가 회사의 구성요소가 아니라는 해석은 모순이다. 상법의 문언이 이사는 "회사와 위임계약"이고 "회사에 대하여 충실의무"라고 되어 있다는 형식적 해석은 시대착오적인 잘못이다.


따라서 이사회가 주주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자본거래를 할 경우 상법에 규정된 최소한의 요건을 형식적으로 이행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이사회는 그 거래에서 주주의 이익이 불공정하게 훼손되지 않는지 반드시 심사숙고하고 적절한 보호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부산도시가스의 소수주주가 축출되는 본건거래에서 양 회사의 이사회는 주주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공정한 절차를 이행하였다고 볼 근거가 너무나 부족하며, 부산도시가스 소수주주의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강하게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양 회사는 본건 거래의 기초가 되는 자료들(특히 서현회계법인의 주식가치평가 보고서)을 공개하고 주주들을 설득하는 절차를 지금이라도 이행하여야 한다.


2021.11.10

사단법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류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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