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째 "한시" 특례, 아홉 번째 연장 —
기업을 쪼개 중복상장 구조를 만들어 지배력을 키우는 지배주주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지주회사 현물출자 과세이연 특례, 연장 말고 예정대로 종료하라
<요지>
재정경제부는 2026년 8월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에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위한 주식의 현물출자에 대해 과세이연을 해 주는 특례를 2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같은 개편안에 ‘주가 누르기'를 통한 상속·증여세 회피를 막겠다며 중복상장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로 명시했다. 위 특례는 기업을 쪼개 중복상장 구조를 만드는 것에 세금을 이연해 주는 것으로 ‘주가 누르기’를 막겠다는 정부 기조와 배치된다.
금융위·거래소의 중복상장 원칙 금지 제도도 같은 날 시행되었는데, 이 제도와 모순됨은 물론이다.
위 특례는 2000년 '3년 한시'로 도입되어 26년째 여덟 번 연장되었고 이번이 아홉 번째다. 2019년 재정경제부(당시 기획재정부)도 부작용을 이유로 무기한 이연을 '4년 거치 3년 분할납부'로 전환하는 입법을 했고, 2021년 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는 제1차관이 출석해 추가 연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재정경제부는 왜 과거와 다른 말을 하는가? 재정경제부는 명확히 설명하라.
위 특례로 최근 10년간만 70개사, 13조 2,669억 원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미뤄졌고, 세금으로 환산하면 약 3조 원 추정으로 이번 개편안 전체가 5년간 기대하는 세수 효과(3조 4,430억 원)와 맞먹는다. 위 특례가 중복상장과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기여한 몫은 측정조차 어렵다.
우리 포럼은 위 특례의 연장에 반대한다. 정부가 국무회의(9월 1일) 의결 전에 관련 조항을 스스로 삭제하기 바란다. |
재정경제부가 2026년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위한 주식의 현물출자에 대해 과세이연을 해 주는 특례(조세특례제한법 제38조의2, 이하 '본건 특례')를 2026년 말에서 2028년 말로 2년 더 연장하고, 2019년에 확정된 '4년 거치 3년 분할납부'의 적용 시기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다시 미루는 내용이 담겼다. 본건 특례 연장으로는 아홉 번째, 분할납부 시행의 유예로는 세 번째다. 본건 특례는 지배주주가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양도)할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법인세를, 지주회사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미뤄주는 제도다.
본건 특례는 기업거버넌스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쳐 왔으며 후술하는 바와 같이 깎아준 세금의 규모만 하더라도 막대한 상황임에도, 재경부는 그 연장에 관해 보도자료와 개조식 본문, 문답자료 등 어디에서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237쪽짜리 상세본의 한 쪽에 "지주회사 설립·전환 지원"이라는 한 줄과 개조식 맨 끝 참고의 '28건' 일몰 연장 목록(통틀어 "지원 필요" 네 글자만 설명된 목록) 중 1건으로만 기재된 탓에 자칫 공론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기에 유감이다.
우리 포럼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본건 특례의 연장에 반대한다. 재경부가 국무회의 의결 전에 이 조항을 스스로 삭제하기 바란다. 그럼에도 정부안에 담긴다면 국회가 심의 과정에서 이를 삭제하여 본건 특례가 예정대로 올해 말 종료되도록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1. 입법 목적의 소멸 및 재검토의 필요성
본건 특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인 중복상장을 낳는 지주회사 설립·전환의 현물출자에 대해 지배주주의 세금을 사실상 면제에 가깝게 이연해 주는 상식적 납득이 어려운 제도다.
본건 특례의 도입 목적은 외환위기 이후의 기업구조조정 활성화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의 해소라고 한다(헌법재판소 2016. 5. 26. 2015헌바176 결정 참조).
그러나 '순환출자 해소'는 본건 특례 연장의 목적이 될 수 없다. 시장에 남아 있는 순환출자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태광그룹과 KG그룹까지 순환출자를 해소해 이제 현대차·사조·BS의 단 세 곳만 남았다. 한시법을 26년 동안 여덟 번 연장하는 사이에도 순환출자를 해소하지 못한 극소수 기업집단의 이익을 위한 추가 연장은 곤란하다.
기업구조조정 활성화라는 명분도 설득력이 없다. 순환출자 해소보다는 순환출자가 없는 멀쩡한 기업을 쪼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중복상장 구조를 만들고,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를 유발해 승계를 위한 상속·증여세를 크게 절감하면서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 행위에 활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멀쩡한 기업을 쪼개는 행위는 기업구조조정 활성화와 무관하다.
나아가 이번 세제개편안 상세본에서 재경부가 밝힌 "지주회사 설립·전환 지원" 또한 입법의 목적이 될 수 없다.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회사라는 조직 형태일 뿐, 그 자체가 어떤 추구해야 할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오히려 추가적인 지주회사 전환의 억제와 지주회사 제도의 재평가 및 중복상장 구조의 해소 방안 마련이 필요한 때다.
2. 본건 특례를 이용한 지배력 확대와 승계 활용의 구조
본건 특례가 어떻게 지배주주의 지배력 확대와 승계에 활용되어 왔는지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1단계로 기업을 쪼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면 대체로 지주회사 주가는 급락하고 사업회사 주가는 급등한다. 실증 사례도 많고 이에 대한 연구도 많다. 애초에 로펌과 금융자문사들이 이런 결과를 의도하고 구조를 짜기에 당연한 결과다.
2단계로 지배주주는 가격이 오른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고, 가격이 하락한 지주회사 주식을 받는다.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의 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인데, 일반주주에게는 다른 회사의 지배가 큰 효용이 없기에 현물출자를 하고 주식을 받는 건 거의 지배주주다. 이로써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주주의 지배력은 크게 증가한다. 그 대가로 일반주주의 견제, 감시, 규율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지며, 주주가치가 훼손된다.
3단계로 지주회사 전환의 결과 지주회사와 상장 자회사가 나란히 증시에 남는 중복상장 구조가 형성된다. 또, 이때 지주회사는 대체로 보유 사업회사 주식가치의 절반도 안 되는 가치만이 반영되는 거의 상시적인 디스카운트 상황에 놓이곤 한다. 특히 지주회사-중간지주회사-사업회사로 이어지는 다단 중복상장이면 할인이 겹으로 일어나 지주회사의 사업회사 가치 반영 폭이 더욱 줄어든다. 이 덕분에 지배주주의 상속·증여세 실질 부담이 크게 감소하고 승계가 용이해진다.
본건 특례는 위 2단계에서 기능하는데, 본건 특례가 없으면 세 부담으로 전체 단계의 진행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기에 지배주주의 지배력 확대, 일반주주로부터 지배주주로의 부의 이전 및 상속·증여세 절세를 통한 승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본건 특례가 만든 최종 단계인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를 통해 지주회사 제도가 지배구조 투명화에 기여한다는 명분이 얼마나 허상이었는지도 추단할 수 있다. 지주회사의 주가는 일상적으로 거래되는 일반주주의 보유 주식의 시장 가치이고 지배주주의 지분은 그 가격보다 훨씬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거래할 수 있기에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는 우리나라의 지주회사 제도가 모든 주주에게 공정하게 작동하지 않음을 방증한다.
3. 이연된 세금도 막대하고 명분도 없는 26년 특혜 한시법의 역사와 현황
본건 특례는 2000년 말 '3년 한시' 특례로 처음 도입되었다. 한시법으로 설계했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항구적 정당화가 쉽지 않은 예외적 혜택이었음을 드러낸다. 그런데도 여덟 번 연장되었고 이번에 아홉 번째 연장을 앞두고 있다. 26년씩이나 존속할 제도였다면 한시법이 아닌 편이 차라리 나았다. 곧 없어질 특혜로 관측되었기에 도리어 로펌과 금융권의 절판 마케팅에 악용된 면이 있기 때문이다. 매번 종료를 앞둔 시기가 되면 어떤 기업이 막차를 타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등장했다. 굳이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지 않았던 기업도 본건 특례 종료 분위기에 휩쓸려 전환한 경우가 있었으리라 추측된다. 그 결과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더욱 심화되었다.
이연된 세금의 규모도 막대하다. 차규근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누적 118개 지주회사가 특례를 신고했고,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동안에만 70개사에서 13조 2,669억 원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미뤄졌다고 한다. 이 양도차익에 통상적인 양도소득세율 20~25%(지방소득세 별도)를 곱하면 위 10년간 3조 원 안팎의 세금이 이연되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실제로 같은 자료에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의 이연세액만 1조 6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여기에 2014년 이전과 2024년 이후 이연된 세금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클 것이다. 재경부는 이번 세제개편안 전체로 기대하는 세수 효과가 2027년부터 5년간 3조 4,430억 원이라 밝혔다. 본건 특례 하나가 10년간 미뤄 준 세금이 개편안 전체의 5년 세수 효과와 맞먹는 규모다.
막대한 양도차익은 이 제도의 수혜자가 많은 주식을 오랜 기간 동안 보유해 양도차익이 큰 지배주주였음을 보여주고, 이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세금의 거대한 규모는 이 제도가 아니었으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중복상장과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도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임을 시사한다.
연장의 명분 없음은 과거 재경부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재정경제부(당시 기획재정부)는 2019년 세법개정안을 내놓으며 이 특례에 대해 "주식 처분 시까지 무기한 과세가 미뤄져 지배주주 등에 대한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적격합병·분할, 포괄적 주식교환 등 일반 구조조정 과세특례로 지배구조 개선이 가능하며,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국 역시 일반 제도만 두고 있다"면서 '4년 거치 3년 분할납부'로의 전환을 입법했다.
그러나 2021년, 재경부도 전에 한 말이 있었기 때문인지 그해 세제개편안에는 연장을 담지 않았는데, 국회 심사 막바지에 의원입법으로 유예가 반영되어 본건 특례가 되살아났다. 당시 국회 회의록에는 코로나19 등 이례적인 상황으로 기존 유예기간 안에 지주회사 설립·전환이 어려운 사정을 감안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때도 재정경제부(당시 기획재정부) 제1차관(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본건 특례의 연장에 대해 “축소하는 것으로 그렇게 여야 합의를 통해서 지금 완료가 된 사항이어서요 그런 합의를 다시 또 뒤집는 것은 여러 가지로 저희들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되겠습니다.”고 답변하였고, 세제실장은 본건 특례의 실적이 “주로 대기업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2019년 개정 당시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었다고, 그래서 충분히 유예기간을 드렸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다 2023년과 올해에 연장이 다시 정부안에 담긴 것이다. 코로나19가 끝난 지도 오래이기에 추가 연장의 명분은 없다(분할납부의 시행 시기 역시 2022년에서 2024년, 2027년으로 거듭 미뤄진 데 이어 이번에 다시 2029년으로 밀렸다).
그리고 혜택도 이연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면제나 마찬가지다. 지배주주의 주식은 지배력 유지가 목적이라 처분이 매우 드물게 발생하기에, 수십 년의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격 상승을 고려할 때 실질 부담이 0으로 수렴하는 면제 혜택으로 보는 게 경제적 실질에 가까운 설명이다.
이와 유사한 수준의 조세 특혜가 또 있는지 의문이다. 예를 들어 적격합병·분할이나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의 경우에도 과세가 이연되기는 하지만, 이는 주주총회 결의로 모든 주주에게 지분율대로 일률 적용되는 단체법적 조직재편이기에, 주주가 과세 계기를 스스로 선택한 게 아니고 그 혜택도 모든 주주에게 똑같이 돌아간다.
게다가 본건 특례는 웬만한 규모의 상장사를 거느린 지배주주가 아니면 받기도 어렵다. 본건 특례가 대상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즉 자산총액 5천억 원 이상인 회사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2017년 요건이 상향되기 전에는 1천억 원 이상이었다).
정부의 정책과도 모순된다. 일례로 재경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주가 누르기'를 통한 상속·증여세 회피를 막기 위해 새로운 상장주식 평가방법을 신설하였는데, 이 재경부의 안은 이소영 의원이 앞서 발의한 안과 비교해 비판할 지점이 많지만 어쨌든 재경부 역시 '주가 누르기'를 방지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위 방안을 신설했을 것이다. 특히, 위 방안은 중복상장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로 명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반대로 중복상장을 양산하고 주가 누르기에 악용된 행위에 혜택을 주고자 하니 정책의 정합성 면에서도 모순되며 정책 실행 의지도 의심받을 수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우리 포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현 정부에서 본건 특례를 또다시 연장하기 위한 정부안이 제출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재경부는 이번 개편안을 마련하며 26개 단체·기관으로부터 약 1,318건의 개정 건의를 받고,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21회, 관계기관 간담회를 18회 열었으며, 일몰이 도래하거나 신설이 예정된 조세지출에 대해 32건의 조세특례심층평가·예비타당성평가를 진행했다고 한다(「2026년 세제개편안」 개조식 자료, 추진 경과에서 인용). 우리 포럼은 본건 특례의 연장이 그 1,318건 가운데 있었는지, 건의가 있었다면 누가 건의했는지, 어느 회의에서 어떤 근거로 논의되었는지 궁금하다. 더욱이 재경부는 감면액 연 300억 원 이상인 일몰 도래 조세지출을 의무 심층평가 대상으로 삼아 올해 14건을 평가했다고 밝혔는데, 조 단위 과세를 미뤄 온 본건 특례 역시 외부 심층평가의 대상이었는지, 포함되었다면 그 내용은 어떠했는지도 매우 의문이다.
4. 결어
이에 우리 포럼은 다음 사항을 건의한다.
- 정부는 이미 발표된 세제개편안에도 불구하고, 국무회의(9월 1일 예정) 의결 전에 본건 특례의 적용기한 연장과 분할납부 재유예를 세법 개정안에서 삭제하기 바란다.
- 만약 정부가 본건 특례의 연장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제출한다면, 국회는 심의 과정에서 해당 조항과 관련 부칙을 삭제하여 본건 특례가 예정대로 올해 말 종료되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
- 재경부와 국세청은 언론에 보도된 차규근 의원실 자료 외에도 과세이연 대상 양도차익, 거래 당시 징수를 미룬 산출세액, 이후 납부된 세액, 현재 남아 있는 이연세액과 평균 이연기간, 그중 순환출자 해소와 관련된 사례 등을 구분해 국민에게 밝혀 공론으로 삼을 기회를 주기 바란다.
2026. 8. 18.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감사 심혜섭
pdf 파일 다운로드 : 26년째 "한시" 특례, 아홉 번째 연장 — 기업을 쪼개 중복상장 구조를 만들어 지배력을 키우는 지배주주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지주회사 현물출자 과세이연 특례, 연장 말고 예정대로 종료하라
26년째 "한시" 특례, 아홉 번째 연장 —
기업을 쪼개 중복상장 구조를 만들어 지배력을 키우는 지배주주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지주회사 현물출자 과세이연 특례, 연장 말고 예정대로 종료하라
<요지>
재정경제부는 2026년 8월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에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위한 주식의 현물출자에 대해 과세이연을 해 주는 특례를 2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같은 개편안에 ‘주가 누르기'를 통한 상속·증여세 회피를 막겠다며 중복상장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로 명시했다. 위 특례는 기업을 쪼개 중복상장 구조를 만드는 것에 세금을 이연해 주는 것으로 ‘주가 누르기’를 막겠다는 정부 기조와 배치된다.
금융위·거래소의 중복상장 원칙 금지 제도도 같은 날 시행되었는데, 이 제도와 모순됨은 물론이다.
위 특례는 2000년 '3년 한시'로 도입되어 26년째 여덟 번 연장되었고 이번이 아홉 번째다. 2019년 재정경제부(당시 기획재정부)도 부작용을 이유로 무기한 이연을 '4년 거치 3년 분할납부'로 전환하는 입법을 했고, 2021년 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는 제1차관이 출석해 추가 연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재정경제부는 왜 과거와 다른 말을 하는가? 재정경제부는 명확히 설명하라.
위 특례로 최근 10년간만 70개사, 13조 2,669억 원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미뤄졌고, 세금으로 환산하면 약 3조 원 추정으로 이번 개편안 전체가 5년간 기대하는 세수 효과(3조 4,430억 원)와 맞먹는다. 위 특례가 중복상장과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기여한 몫은 측정조차 어렵다.
우리 포럼은 위 특례의 연장에 반대한다. 정부가 국무회의(9월 1일) 의결 전에 관련 조항을 스스로 삭제하기 바란다.
재정경제부가 2026년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위한 주식의 현물출자에 대해 과세이연을 해 주는 특례(조세특례제한법 제38조의2, 이하 '본건 특례')를 2026년 말에서 2028년 말로 2년 더 연장하고, 2019년에 확정된 '4년 거치 3년 분할납부'의 적용 시기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다시 미루는 내용이 담겼다. 본건 특례 연장으로는 아홉 번째, 분할납부 시행의 유예로는 세 번째다. 본건 특례는 지배주주가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양도)할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법인세를, 지주회사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미뤄주는 제도다.
본건 특례는 기업거버넌스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쳐 왔으며 후술하는 바와 같이 깎아준 세금의 규모만 하더라도 막대한 상황임에도, 재경부는 그 연장에 관해 보도자료와 개조식 본문, 문답자료 등 어디에서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237쪽짜리 상세본의 한 쪽에 "지주회사 설립·전환 지원"이라는 한 줄과 개조식 맨 끝 참고의 '28건' 일몰 연장 목록(통틀어 "지원 필요" 네 글자만 설명된 목록) 중 1건으로만 기재된 탓에 자칫 공론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기에 유감이다.
우리 포럼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본건 특례의 연장에 반대한다. 재경부가 국무회의 의결 전에 이 조항을 스스로 삭제하기 바란다. 그럼에도 정부안에 담긴다면 국회가 심의 과정에서 이를 삭제하여 본건 특례가 예정대로 올해 말 종료되도록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1. 입법 목적의 소멸 및 재검토의 필요성
본건 특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인 중복상장을 낳는 지주회사 설립·전환의 현물출자에 대해 지배주주의 세금을 사실상 면제에 가깝게 이연해 주는 상식적 납득이 어려운 제도다.
본건 특례의 도입 목적은 외환위기 이후의 기업구조조정 활성화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의 해소라고 한다(헌법재판소 2016. 5. 26. 2015헌바176 결정 참조).
그러나 '순환출자 해소'는 본건 특례 연장의 목적이 될 수 없다. 시장에 남아 있는 순환출자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태광그룹과 KG그룹까지 순환출자를 해소해 이제 현대차·사조·BS의 단 세 곳만 남았다. 한시법을 26년 동안 여덟 번 연장하는 사이에도 순환출자를 해소하지 못한 극소수 기업집단의 이익을 위한 추가 연장은 곤란하다.
기업구조조정 활성화라는 명분도 설득력이 없다. 순환출자 해소보다는 순환출자가 없는 멀쩡한 기업을 쪼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중복상장 구조를 만들고,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를 유발해 승계를 위한 상속·증여세를 크게 절감하면서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 행위에 활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멀쩡한 기업을 쪼개는 행위는 기업구조조정 활성화와 무관하다.
나아가 이번 세제개편안 상세본에서 재경부가 밝힌 "지주회사 설립·전환 지원" 또한 입법의 목적이 될 수 없다.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회사라는 조직 형태일 뿐, 그 자체가 어떤 추구해야 할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오히려 추가적인 지주회사 전환의 억제와 지주회사 제도의 재평가 및 중복상장 구조의 해소 방안 마련이 필요한 때다.
2. 본건 특례를 이용한 지배력 확대와 승계 활용의 구조
본건 특례가 어떻게 지배주주의 지배력 확대와 승계에 활용되어 왔는지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1단계로 기업을 쪼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면 대체로 지주회사 주가는 급락하고 사업회사 주가는 급등한다. 실증 사례도 많고 이에 대한 연구도 많다. 애초에 로펌과 금융자문사들이 이런 결과를 의도하고 구조를 짜기에 당연한 결과다.
2단계로 지배주주는 가격이 오른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고, 가격이 하락한 지주회사 주식을 받는다.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의 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인데, 일반주주에게는 다른 회사의 지배가 큰 효용이 없기에 현물출자를 하고 주식을 받는 건 거의 지배주주다. 이로써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주주의 지배력은 크게 증가한다. 그 대가로 일반주주의 견제, 감시, 규율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지며, 주주가치가 훼손된다.
3단계로 지주회사 전환의 결과 지주회사와 상장 자회사가 나란히 증시에 남는 중복상장 구조가 형성된다. 또, 이때 지주회사는 대체로 보유 사업회사 주식가치의 절반도 안 되는 가치만이 반영되는 거의 상시적인 디스카운트 상황에 놓이곤 한다. 특히 지주회사-중간지주회사-사업회사로 이어지는 다단 중복상장이면 할인이 겹으로 일어나 지주회사의 사업회사 가치 반영 폭이 더욱 줄어든다. 이 덕분에 지배주주의 상속·증여세 실질 부담이 크게 감소하고 승계가 용이해진다.
본건 특례는 위 2단계에서 기능하는데, 본건 특례가 없으면 세 부담으로 전체 단계의 진행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기에 지배주주의 지배력 확대, 일반주주로부터 지배주주로의 부의 이전 및 상속·증여세 절세를 통한 승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본건 특례가 만든 최종 단계인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를 통해 지주회사 제도가 지배구조 투명화에 기여한다는 명분이 얼마나 허상이었는지도 추단할 수 있다. 지주회사의 주가는 일상적으로 거래되는 일반주주의 보유 주식의 시장 가치이고 지배주주의 지분은 그 가격보다 훨씬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거래할 수 있기에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는 우리나라의 지주회사 제도가 모든 주주에게 공정하게 작동하지 않음을 방증한다.
3. 이연된 세금도 막대하고 명분도 없는 26년 특혜 한시법의 역사와 현황
본건 특례는 2000년 말 '3년 한시' 특례로 처음 도입되었다. 한시법으로 설계했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항구적 정당화가 쉽지 않은 예외적 혜택이었음을 드러낸다. 그런데도 여덟 번 연장되었고 이번에 아홉 번째 연장을 앞두고 있다. 26년씩이나 존속할 제도였다면 한시법이 아닌 편이 차라리 나았다. 곧 없어질 특혜로 관측되었기에 도리어 로펌과 금융권의 절판 마케팅에 악용된 면이 있기 때문이다. 매번 종료를 앞둔 시기가 되면 어떤 기업이 막차를 타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등장했다. 굳이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지 않았던 기업도 본건 특례 종료 분위기에 휩쓸려 전환한 경우가 있었으리라 추측된다. 그 결과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더욱 심화되었다.
이연된 세금의 규모도 막대하다. 차규근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누적 118개 지주회사가 특례를 신고했고,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동안에만 70개사에서 13조 2,669억 원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미뤄졌다고 한다. 이 양도차익에 통상적인 양도소득세율 20~25%(지방소득세 별도)를 곱하면 위 10년간 3조 원 안팎의 세금이 이연되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실제로 같은 자료에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의 이연세액만 1조 6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여기에 2014년 이전과 2024년 이후 이연된 세금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클 것이다. 재경부는 이번 세제개편안 전체로 기대하는 세수 효과가 2027년부터 5년간 3조 4,430억 원이라 밝혔다. 본건 특례 하나가 10년간 미뤄 준 세금이 개편안 전체의 5년 세수 효과와 맞먹는 규모다.
막대한 양도차익은 이 제도의 수혜자가 많은 주식을 오랜 기간 동안 보유해 양도차익이 큰 지배주주였음을 보여주고, 이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세금의 거대한 규모는 이 제도가 아니었으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중복상장과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도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임을 시사한다.
연장의 명분 없음은 과거 재경부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재정경제부(당시 기획재정부)는 2019년 세법개정안을 내놓으며 이 특례에 대해 "주식 처분 시까지 무기한 과세가 미뤄져 지배주주 등에 대한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적격합병·분할, 포괄적 주식교환 등 일반 구조조정 과세특례로 지배구조 개선이 가능하며,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국 역시 일반 제도만 두고 있다"면서 '4년 거치 3년 분할납부'로의 전환을 입법했다.
그러나 2021년, 재경부도 전에 한 말이 있었기 때문인지 그해 세제개편안에는 연장을 담지 않았는데, 국회 심사 막바지에 의원입법으로 유예가 반영되어 본건 특례가 되살아났다. 당시 국회 회의록에는 코로나19 등 이례적인 상황으로 기존 유예기간 안에 지주회사 설립·전환이 어려운 사정을 감안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때도 재정경제부(당시 기획재정부) 제1차관(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본건 특례의 연장에 대해 “축소하는 것으로 그렇게 여야 합의를 통해서 지금 완료가 된 사항이어서요 그런 합의를 다시 또 뒤집는 것은 여러 가지로 저희들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되겠습니다.”고 답변하였고, 세제실장은 본건 특례의 실적이 “주로 대기업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2019년 개정 당시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었다고, 그래서 충분히 유예기간을 드렸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다 2023년과 올해에 연장이 다시 정부안에 담긴 것이다. 코로나19가 끝난 지도 오래이기에 추가 연장의 명분은 없다(분할납부의 시행 시기 역시 2022년에서 2024년, 2027년으로 거듭 미뤄진 데 이어 이번에 다시 2029년으로 밀렸다).
그리고 혜택도 이연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면제나 마찬가지다. 지배주주의 주식은 지배력 유지가 목적이라 처분이 매우 드물게 발생하기에, 수십 년의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격 상승을 고려할 때 실질 부담이 0으로 수렴하는 면제 혜택으로 보는 게 경제적 실질에 가까운 설명이다.
이와 유사한 수준의 조세 특혜가 또 있는지 의문이다. 예를 들어 적격합병·분할이나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의 경우에도 과세가 이연되기는 하지만, 이는 주주총회 결의로 모든 주주에게 지분율대로 일률 적용되는 단체법적 조직재편이기에, 주주가 과세 계기를 스스로 선택한 게 아니고 그 혜택도 모든 주주에게 똑같이 돌아간다.
게다가 본건 특례는 웬만한 규모의 상장사를 거느린 지배주주가 아니면 받기도 어렵다. 본건 특례가 대상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즉 자산총액 5천억 원 이상인 회사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2017년 요건이 상향되기 전에는 1천억 원 이상이었다).
정부의 정책과도 모순된다. 일례로 재경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주가 누르기'를 통한 상속·증여세 회피를 막기 위해 새로운 상장주식 평가방법을 신설하였는데, 이 재경부의 안은 이소영 의원이 앞서 발의한 안과 비교해 비판할 지점이 많지만 어쨌든 재경부 역시 '주가 누르기'를 방지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위 방안을 신설했을 것이다. 특히, 위 방안은 중복상장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로 명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반대로 중복상장을 양산하고 주가 누르기에 악용된 행위에 혜택을 주고자 하니 정책의 정합성 면에서도 모순되며 정책 실행 의지도 의심받을 수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우리 포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현 정부에서 본건 특례를 또다시 연장하기 위한 정부안이 제출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재경부는 이번 개편안을 마련하며 26개 단체·기관으로부터 약 1,318건의 개정 건의를 받고,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21회, 관계기관 간담회를 18회 열었으며, 일몰이 도래하거나 신설이 예정된 조세지출에 대해 32건의 조세특례심층평가·예비타당성평가를 진행했다고 한다(「2026년 세제개편안」 개조식 자료, 추진 경과에서 인용). 우리 포럼은 본건 특례의 연장이 그 1,318건 가운데 있었는지, 건의가 있었다면 누가 건의했는지, 어느 회의에서 어떤 근거로 논의되었는지 궁금하다. 더욱이 재경부는 감면액 연 300억 원 이상인 일몰 도래 조세지출을 의무 심층평가 대상으로 삼아 올해 14건을 평가했다고 밝혔는데, 조 단위 과세를 미뤄 온 본건 특례 역시 외부 심층평가의 대상이었는지, 포함되었다면 그 내용은 어떠했는지도 매우 의문이다.
4. 결어
이에 우리 포럼은 다음 사항을 건의한다.
2026. 8. 18.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감사 심혜섭
pdf 파일 다운로드 : 26년째 "한시" 특례, 아홉 번째 연장 — 기업을 쪼개 중복상장 구조를 만들어 지배력을 키우는 지배주주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지주회사 현물출자 과세이연 특례, 연장 말고 예정대로 종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