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합의안이 간과한 5가지 이슈
성과급 너무 과하다. 자본집약도 반영해 보상 재설계하라
절대 규모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획일적 지급. 누가 책임 지는가?
- DS 메모리 직원 총 보상 7억원 vs. 구글 5억 vs. 애플 2억 vs. 마이크론 1억
- 메모리 이익은 설비투자 리스크 부담하는 주주에게 귀속 필요
-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 원칙 단기주의 발상; IT기업에 부적절
- 자본배치는 이사회 몫..간섭하지 말자. 소각은 우선주 중심으로
- 파격적 성과급은 고용 안정과 상충관계; 일관성 측면에서 고용 유연성 검토 필요
- 주주, 직원 모두 인적분할 원한다. 이재용 회장과 이사회 결단을 촉구한다
1994년 12월말, JP모건 홍콩 사무실.
David Hickman (JP Morgan Managing Director & Head of Asia Research): “Namuh, congratulations. You had a great year. I would like to announce a discretionary bonus of US$ XXX.”
Namuh Rhee (JP Morgan Vice President in charge of research for Korea, Japan and Taiwan): “Thanks very much David. This is my first year with JP Morgan. Can you tell me how my bonus is determined?”
David Hickman: “It’s largely driven by three factors: 1) your performance; 2) your team’s performance; and 3) the firm’s performance”
32년 전 JP모건 아시아본부 홍콩에서 필자가 첫 해를 마치고 상사였던 히크먼 대표와 인사고과 및 성과급 관련 나눈 대화이다. 매우 인상적이어서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상여금 결정 기준을 물어봤더니, 히크먼 대표는 명확히 3가지 요소라고 설명했다.
1) 당신의 금년 회사에 대한 공헌;
2) 당신이 속한 아시아 주식본부의 성과;
3) 전사 경영 성과.
JP모건, 애플,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 등 세계적 기업들은 공식에 따라 일률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 온전히 경영진 재량(Management discretion)이다. 직원들은 성과급에 대한 기대를 하고 경영진은 연말에 가이던스를 주면서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지만, 개개인 성과급 결정 권한은 경영진이 가진다.
민간에서, 특히 혁신이 중요하고 개인의 기여도 편차가 심한 IT기업에서, 삼성전자 같이 획일적인 보상금 지급은 전세계에서 전무후무하다. 노사 타협으로 파업은 막았고 세금을 제외한 성과급을 회사 주식으로 나눠준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026년 임금·성과급 잠정 합의안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1. 성과급 절대 규모가 과하다. 자본집약적 산업 특징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DS 메모리 사업부 이익은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르는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주주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지급되는 것 시정 필요하다.
메모리 산업의 핵심 가치는 과감한 설비투자이다. 이건희 회장 시절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선발주자 우위(First mover advantage)를 누렸던 것도 남들이 조심할 때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메모리 같이 설비투자가 핵심인 자본집약적 산업은 R&D, 인력이 중심의 소프트웨어, AI업종과 비즈니스 모델 다르고 보상체계도 달라야 한다.
모 일간지 분석에 의하면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은 지난 15년간 422조원의 설비투자를 했다. 동기간 DS부문은 1,046조원 매출, 244조원 영업이익 실현했다. DS부문 매출액의 40%, 영업이익의 173%를 설비투자에 투입한 것이다. 동기간 DX부문(스마트폰, 가전 등)은 47조원을 설비투자에 집행했고, 매출, 영업이익 대비 비중은 단지 2%, 21% 였다. 경쟁사인 마이크론의 작년 설비투자/매출 비중은 DS부문과 유사한 43%였다. 반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R&D가 핵심 가치인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은 동 비중이 3~8%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에게는 설비투자가 핵심 가치가 아니다.(물론 최근 알파벳의 AI 설비투자 급증하고 있지만)

설비투자의 성공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이의 리스크는 온전히 주주 몫이다. 삼성전자를 위시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자본집약적인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 결과 이익의 변동성이 매우 높다. 주주 입장에서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이다.
고려대 이한상 교수 주장 같이 이익 대신 손실 발생시 이를 감내해야 하는 것은 주주이다. 주주는 회사의 주인이며 위험을 무릅쓰고 근로자, 채권자, 공급업체에게 지급하고 무엇이 남았다면 그것을 모두 가져갈 정당한 권한을 가진 잔여이익 청구권자(Residual Income Claimant)이다. 2023년 삼성전자 순이익이 4조원대로 추락했을 때 근로자 임금은 깎이지 않았고 협력업체 납품대금도 회수되지 않았다. 잔여를 가져가는 주주는 적자를 떠안고 주가 하락의 경제적 피해도 본다. 이 비대칭이 자본조달 구조의 핵심이다.
DS 메모리부문 근로자 7억원의 26년 예상 보상(연봉 1억+상여금 6억원)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 특히 이익 정점(Peak earnings) 근처에서 합의는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IT인력을 보유한 구글 지주사 알파벳의 작년 직원 총 보상 중앙값은 4.7억원(31만달러)이다. 2025년 직원 총 보상 중앙값 기준, 애플 2.1억원, 엔비디아 4.2억원이다. 삼성전자가 직접 경쟁하는 마이크론 전세계 직원 5만3천명 작년 보상 중위값은 8천8백만원이다. 26년 마이크론이 파격적으로 총보상을 2배 인상해도 1억7천만원, 삼성전자의 1/4 수준이다.
2. 보상은 경영진 재량; 잘못된 보상체계 누가 책임지는가?
보상 절대 규모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획일적 지급이다. 이번 합의로 DS 소속으로 연봉제 정규직이면 공통조직에 속한 비필수 업무 직원들도 억대 성과급을 받는다. 단순 관리직원과 첨단 반도체 설계하는 R&D 연구원이 연봉대비 똑같은 비율로 성과급을 받는 것은 모순이다. 애플은 보상 정책에서 전 세계 직원 대상으로 “경쟁력 있고 (개인의 직능, 공헌에 맞는) 공정한 보상(Competitive and equitable compensation)”을 중시한다고 밝힌다. 삼성전자도 존경받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 하려면 국내 직원들만 챙기지 말고 미국, 베트남, 중국 등 해외 거점의 직원들에게 공정하고 경쟁력있는 보상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성과급 잠정 합의안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신제윤 이사회 의장, 보상위원회 위원(신 의장, 김준성 이사, 조혜경 이사), 공동 대표이사(전영현 부회장, 노태문 사장)에게 있다. 하지만 궁극적인 책임은 이재용 회장, 박학규 사업지원실장과 전임 정현호 부회장에 있다. 포럼은 24년 10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못하는 경영진, 전문성과 독립성이 떨어지는 이사회 문제를 “삼성전자 미래를 위한 3가지 제안”이란 논평에서 지적했다.
25년 초 주식보상 중심의 전면적인 보상안 개편이 이루어졌다면 이번 사태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회장의 그립이 강하고 필요시 어려운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작년 초(주가가 지금의 ⅙ 수준에서) 성과급 개편을 단행했을 것이다. 사업지원실장은 이 회장을 보좌하면서 삼성전자 및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자리이다. 전임 정현호 부회장도 미등기임원이었는데, 박 실장도 미등기이다. 지난 5.16일 주요 일간지에 실린 삼성전자 사장단 명의의 사과문에도 18명 사장 중 외국인 최고디자인책임자(CDO) 마우로 포르치니(Mauro Porcini) 사장 이름은 보였으나, 박학규 사장은 빠졌다.
사업지원실 중심으로 주장하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경영의 기본 원칙은 대규모 리스크를 지고 미래에 투자를 하는 IT산업에 적합하지 않다. 지나친 ‘단기주의’이다. '적자 사업부 보상'이란 표현은 듣기에도 불편하다. 파운드리를 적자 사업부라고 천덕꾸러기 취급하면 누가 남겠는가? 파운드리 대다수 임직원들은 자신의 선택이 아닌, 회사 정책에 따라 배치되었다.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는 어느 사업부에 귀속되었던지 같은 회사 소속이고, 동일한 인사고과를 받았으면 유사한 보상을 받는다. 알파벳이 지난 16년간 야심차게 추진한 자율주행사업 웨이모는 수십조원의 누적 적자를 보고 있지만 핵심사업이라고 오히려 치켜세운다. 웨이모 임직원들은 알파벳 C-클래스 주식(GOOG)으로 상여금을 받고 기존 구글 임직원들과 비교해 차별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핵심 인력들은 더 높은 보상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순다 피차이 알파벳 CEO는 최근 주총에서 4천억원 상당의 웨이모 주식을 성과급으로 받았다.
3. 자본배치는 전적으로 이사회 역할...간섭하지 말고 지켜보자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불거진 이익 배분 논쟁이 한참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기업 초과이익 배분론을 주장하자, 지난 5.29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기업 이익 활용의 최우선 원칙은 생산적 재투자여야 한다”고 밝혔다.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가는 법이다. 민간기업, 특히 IT산업에 경험이 없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서면서 성과급 잠정 합의안은, 사태의 해결은 커녕 오히려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었다. 기업의 현금흐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결정은 전적으로 이사회 몫이다. 총주주 이익 입장에서 미래 성장(설비투자, R&D, M&A) vs. 주주환원(배당, 자기주식) 5가지 최적의 조합을 찾으면 된다. 이젠 금융지주사 이사회도 자본배치를 제대로 논의하는데 삼성전자 이사회가 못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정부나 국회가 간섭하기 보다는 삼성전자 이사들이 스스로 판단하게 지켜보자.

증권사 전망에 따르면 삼성전자 잉여현금흐름은 향후 3년간 넘칠 것이다. 설비투자, R&D, 보상이 반영된 잉여현금흐름 예상이 26~28년 연평균 324조원이다. 삼성전자는 24년 초, 실적 부진에도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는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 이사회와 경영진은, 이런 정책이 유지된다면 향후 3년간 연 162조원(우선주 포함한 시총의 7%)이 주주환원에 활용할 것임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이사회 판단으로 여전히 회사 주가가 저평가 되었으면, 보통주 대비 34%에 할인 거래되는 우선주 매입/소각이 우선이다.
4. 파격적 성과급은 고용 안정과 상충관계; 일관성 측면에서 고용 유연성 검토 필요
성과급 문제에 대한 접근 경로가 유럽과 미국은 전혀 다르다. 유럽, 특히 독일에서 잔여이익의 분배는 사회적 합의 대상이다. 독일 대기업에서는 (감독)이사회(우리나라에서 이사회의 과반수인 독립이사진들과 비슷)의 절반을 주총이 아닌 노동조합에서 선임힌다. 우리의 사내이사와 비슷한 독일의 경영이사회는 감독이사회가 선임한다. 애초에 (감독)이사회가 주주와 노조의 연합체이고, 잔여이익의 분배 역시 당연히 노사가 협의해서 결정한다. 다만 유럽, 독일에서는 해고의 자유가 없고 성과급도 영업이익의 N%라는 파격적인 방식도 허용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이사회는 오직 주총에서 선임되고 이사들은 주주의 대리인이며 잔여이익의 분배는 주주이익의 극대화 즉 자본배치의 관점에서 결정한다. 즉 설비투자를 할 것이냐, 성과보수를 지급할 것이냐, 주주에게 배당할 것이냐 중에 주주이익의 극대화에 필요한 최적의 조합을 선택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성과급은 초과성장에 기여한 부서, 팀, 개인에 대해서 엄격한 성과평가를 거쳐서 향후 미래에 더욱 성장하는데 필요한 인재를 유치하고 동기 부여 목적으로 결정된다. 어떤 팀 내지 개인이 매우 특별한 재능을 가졌다면 파격적인 성과급여가 가능하고 주주이익에 연동하여 RSU를 지급한다. 해고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성과급여도 파격적인 수준을 허용한다.
고용 안정과 성과 급여는 상충관계가 있다. 고용 안정이 강할수록 주주에게 위험을 이전한 것이다. 고용 유연성은 회사 및 주주 입장에서 고정비를 축소함으로서 손익분기점을 낮추고 경쟁력을 제고시킨다. 따라서 유럽식이든, 미국식이든 일관되게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우리의 노조는 고용의 안정성에서는 유럽식을 선택하고, 성과급은 미국보다도 더 파격적인 수준을 요구하며 체리 피킹을 원했고, 삼성전자 경영진은 이를 상당히 수용했다.
잔여이익의 분배에서 위험은 부담하지 않으면서 보상만 수취하는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그만큼 주주가치는 훼손되고 지배주주의 전횡/수탈과 다른 측면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자사주 지급 방식으로 주주가치와 연동하였기 때문에 최악은 피했다고 보인다.
5. 주주, 직원 모두 인적분할 원한다. 이재용 회장과 이사회 결단을 촉구한다
지난 5.6일 논평에서 지적한 것 같이 노·노(勞·勞) 갈등은 회사가 자초한 측면이 많다. 산업의 특징(성장성, 수익성, 자본집약도 등)이 다른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수많은 사업부들을 한 지붕 아래 두는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은 이해충돌이 심하다. 지배주주는 컨트롤이 중요하지만 일반주주는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복잡한 사업구조 이해하기 어렵다.
정공법은 성격이 다른 사업부들을 완전히 분리해 각자 성장의 길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주주들의 희망 사항이었는데 이젠 임직원들도 원한다. 삼성전자는 총자산 규모가 560조원 넘는 항공모함이다.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산업 사이클이 다른 여러 사업을 영위하는 항공모함이 전속력으로 항진하려면 강력한 리더십, 이해상충 해소, 얼라인먼트 일치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작년 10월 삼성바이오 분할 같이 삼성전자를 1) 반도체 2) 파운드리 3) 컨슈머 3개 지주사로 인적분할하는 것이다. '삼성반도체홀딩스'를 설립해 파운드리를 제외한 반도체 사업부를 모두 편입 시킨다. ‘파운드리홀딩스’는 파운드리 사업부만 포함해 한국, 미국에 동시 상장한다. “삼성컨슈머홀딩스'를 설립해 DX부문, 하만을 편입시킨다.
이해상충 우려 때문에 제대로 사업 기회를 갖지 못하는 소유 구조의 모순을 극복하고 파운드리 스스로 자립하게 만들어야 한다. 파운드리홀딩스는 독립적인 경영진을 뽑아 인센티브 차원에서 많은 주식보상을 약속한다. 이재용 회장이 관심 많은 삼성컨슈머홀딩스은 직접 경영한다. 반면 삼성반도체홀딩스과 파운드리홀딩스는 완전 전문경영인체제로 업그레이드하고 이 회장은 이사회에 참여하는 패시브 역할로 국한한다. 필요하다면 외국인 CEO 영입도 검토해 볼 만하다.
2026. 6. 2.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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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급 합의안이 간과한 5가지 이슈
성과급 너무 과하다. 자본집약도 반영해 보상 재설계하라
절대 규모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획일적 지급. 누가 책임 지는가?
1994년 12월말, JP모건 홍콩 사무실.
David Hickman (JP Morgan Managing Director & Head of Asia Research): “Namuh, congratulations. You had a great year. I would like to announce a discretionary bonus of US$ XXX.”
Namuh Rhee (JP Morgan Vice President in charge of research for Korea, Japan and Taiwan): “Thanks very much David. This is my first year with JP Morgan. Can you tell me how my bonus is determined?”
David Hickman: “It’s largely driven by three factors: 1) your performance; 2) your team’s performance; and 3) the firm’s performance”
32년 전 JP모건 아시아본부 홍콩에서 필자가 첫 해를 마치고 상사였던 히크먼 대표와 인사고과 및 성과급 관련 나눈 대화이다. 매우 인상적이어서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상여금 결정 기준을 물어봤더니, 히크먼 대표는 명확히 3가지 요소라고 설명했다.
1) 당신의 금년 회사에 대한 공헌;
2) 당신이 속한 아시아 주식본부의 성과;
3) 전사 경영 성과.
JP모건, 애플,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 등 세계적 기업들은 공식에 따라 일률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 온전히 경영진 재량(Management discretion)이다. 직원들은 성과급에 대한 기대를 하고 경영진은 연말에 가이던스를 주면서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지만, 개개인 성과급 결정 권한은 경영진이 가진다.
민간에서, 특히 혁신이 중요하고 개인의 기여도 편차가 심한 IT기업에서, 삼성전자 같이 획일적인 보상금 지급은 전세계에서 전무후무하다. 노사 타협으로 파업은 막았고 세금을 제외한 성과급을 회사 주식으로 나눠준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026년 임금·성과급 잠정 합의안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1. 성과급 절대 규모가 과하다. 자본집약적 산업 특징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DS 메모리 사업부 이익은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르는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주주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지급되는 것 시정 필요하다.
메모리 산업의 핵심 가치는 과감한 설비투자이다. 이건희 회장 시절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선발주자 우위(First mover advantage)를 누렸던 것도 남들이 조심할 때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메모리 같이 설비투자가 핵심인 자본집약적 산업은 R&D, 인력이 중심의 소프트웨어, AI업종과 비즈니스 모델 다르고 보상체계도 달라야 한다.
모 일간지 분석에 의하면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은 지난 15년간 422조원의 설비투자를 했다. 동기간 DS부문은 1,046조원 매출, 244조원 영업이익 실현했다. DS부문 매출액의 40%, 영업이익의 173%를 설비투자에 투입한 것이다. 동기간 DX부문(스마트폰, 가전 등)은 47조원을 설비투자에 집행했고, 매출, 영업이익 대비 비중은 단지 2%, 21% 였다. 경쟁사인 마이크론의 작년 설비투자/매출 비중은 DS부문과 유사한 43%였다. 반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R&D가 핵심 가치인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은 동 비중이 3~8%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에게는 설비투자가 핵심 가치가 아니다.(물론 최근 알파벳의 AI 설비투자 급증하고 있지만)
설비투자의 성공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이의 리스크는 온전히 주주 몫이다. 삼성전자를 위시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자본집약적인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 결과 이익의 변동성이 매우 높다. 주주 입장에서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이다.
고려대 이한상 교수 주장 같이 이익 대신 손실 발생시 이를 감내해야 하는 것은 주주이다. 주주는 회사의 주인이며 위험을 무릅쓰고 근로자, 채권자, 공급업체에게 지급하고 무엇이 남았다면 그것을 모두 가져갈 정당한 권한을 가진 잔여이익 청구권자(Residual Income Claimant)이다. 2023년 삼성전자 순이익이 4조원대로 추락했을 때 근로자 임금은 깎이지 않았고 협력업체 납품대금도 회수되지 않았다. 잔여를 가져가는 주주는 적자를 떠안고 주가 하락의 경제적 피해도 본다. 이 비대칭이 자본조달 구조의 핵심이다.
DS 메모리부문 근로자 7억원의 26년 예상 보상(연봉 1억+상여금 6억원)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 특히 이익 정점(Peak earnings) 근처에서 합의는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IT인력을 보유한 구글 지주사 알파벳의 작년 직원 총 보상 중앙값은 4.7억원(31만달러)이다. 2025년 직원 총 보상 중앙값 기준, 애플 2.1억원, 엔비디아 4.2억원이다. 삼성전자가 직접 경쟁하는 마이크론 전세계 직원 5만3천명 작년 보상 중위값은 8천8백만원이다. 26년 마이크론이 파격적으로 총보상을 2배 인상해도 1억7천만원, 삼성전자의 1/4 수준이다.
2. 보상은 경영진 재량; 잘못된 보상체계 누가 책임지는가?
보상 절대 규모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획일적 지급이다. 이번 합의로 DS 소속으로 연봉제 정규직이면 공통조직에 속한 비필수 업무 직원들도 억대 성과급을 받는다. 단순 관리직원과 첨단 반도체 설계하는 R&D 연구원이 연봉대비 똑같은 비율로 성과급을 받는 것은 모순이다. 애플은 보상 정책에서 전 세계 직원 대상으로 “경쟁력 있고 (개인의 직능, 공헌에 맞는) 공정한 보상(Competitive and equitable compensation)”을 중시한다고 밝힌다. 삼성전자도 존경받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 하려면 국내 직원들만 챙기지 말고 미국, 베트남, 중국 등 해외 거점의 직원들에게 공정하고 경쟁력있는 보상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성과급 잠정 합의안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신제윤 이사회 의장, 보상위원회 위원(신 의장, 김준성 이사, 조혜경 이사), 공동 대표이사(전영현 부회장, 노태문 사장)에게 있다. 하지만 궁극적인 책임은 이재용 회장, 박학규 사업지원실장과 전임 정현호 부회장에 있다. 포럼은 24년 10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못하는 경영진, 전문성과 독립성이 떨어지는 이사회 문제를 “삼성전자 미래를 위한 3가지 제안”이란 논평에서 지적했다.
25년 초 주식보상 중심의 전면적인 보상안 개편이 이루어졌다면 이번 사태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회장의 그립이 강하고 필요시 어려운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작년 초(주가가 지금의 ⅙ 수준에서) 성과급 개편을 단행했을 것이다. 사업지원실장은 이 회장을 보좌하면서 삼성전자 및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자리이다. 전임 정현호 부회장도 미등기임원이었는데, 박 실장도 미등기이다. 지난 5.16일 주요 일간지에 실린 삼성전자 사장단 명의의 사과문에도 18명 사장 중 외국인 최고디자인책임자(CDO) 마우로 포르치니(Mauro Porcini) 사장 이름은 보였으나, 박학규 사장은 빠졌다.
사업지원실 중심으로 주장하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경영의 기본 원칙은 대규모 리스크를 지고 미래에 투자를 하는 IT산업에 적합하지 않다. 지나친 ‘단기주의’이다. '적자 사업부 보상'이란 표현은 듣기에도 불편하다. 파운드리를 적자 사업부라고 천덕꾸러기 취급하면 누가 남겠는가? 파운드리 대다수 임직원들은 자신의 선택이 아닌, 회사 정책에 따라 배치되었다.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는 어느 사업부에 귀속되었던지 같은 회사 소속이고, 동일한 인사고과를 받았으면 유사한 보상을 받는다. 알파벳이 지난 16년간 야심차게 추진한 자율주행사업 웨이모는 수십조원의 누적 적자를 보고 있지만 핵심사업이라고 오히려 치켜세운다. 웨이모 임직원들은 알파벳 C-클래스 주식(GOOG)으로 상여금을 받고 기존 구글 임직원들과 비교해 차별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핵심 인력들은 더 높은 보상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순다 피차이 알파벳 CEO는 최근 주총에서 4천억원 상당의 웨이모 주식을 성과급으로 받았다.
3. 자본배치는 전적으로 이사회 역할...간섭하지 말고 지켜보자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불거진 이익 배분 논쟁이 한참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기업 초과이익 배분론을 주장하자, 지난 5.29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기업 이익 활용의 최우선 원칙은 생산적 재투자여야 한다”고 밝혔다.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가는 법이다. 민간기업, 특히 IT산업에 경험이 없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서면서 성과급 잠정 합의안은, 사태의 해결은 커녕 오히려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었다. 기업의 현금흐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결정은 전적으로 이사회 몫이다. 총주주 이익 입장에서 미래 성장(설비투자, R&D, M&A) vs. 주주환원(배당, 자기주식) 5가지 최적의 조합을 찾으면 된다. 이젠 금융지주사 이사회도 자본배치를 제대로 논의하는데 삼성전자 이사회가 못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정부나 국회가 간섭하기 보다는 삼성전자 이사들이 스스로 판단하게 지켜보자.
증권사 전망에 따르면 삼성전자 잉여현금흐름은 향후 3년간 넘칠 것이다. 설비투자, R&D, 보상이 반영된 잉여현금흐름 예상이 26~28년 연평균 324조원이다. 삼성전자는 24년 초, 실적 부진에도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는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 이사회와 경영진은, 이런 정책이 유지된다면 향후 3년간 연 162조원(우선주 포함한 시총의 7%)이 주주환원에 활용할 것임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이사회 판단으로 여전히 회사 주가가 저평가 되었으면, 보통주 대비 34%에 할인 거래되는 우선주 매입/소각이 우선이다.
4. 파격적 성과급은 고용 안정과 상충관계; 일관성 측면에서 고용 유연성 검토 필요
성과급 문제에 대한 접근 경로가 유럽과 미국은 전혀 다르다. 유럽, 특히 독일에서 잔여이익의 분배는 사회적 합의 대상이다. 독일 대기업에서는 (감독)이사회(우리나라에서 이사회의 과반수인 독립이사진들과 비슷)의 절반을 주총이 아닌 노동조합에서 선임힌다. 우리의 사내이사와 비슷한 독일의 경영이사회는 감독이사회가 선임한다. 애초에 (감독)이사회가 주주와 노조의 연합체이고, 잔여이익의 분배 역시 당연히 노사가 협의해서 결정한다. 다만 유럽, 독일에서는 해고의 자유가 없고 성과급도 영업이익의 N%라는 파격적인 방식도 허용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이사회는 오직 주총에서 선임되고 이사들은 주주의 대리인이며 잔여이익의 분배는 주주이익의 극대화 즉 자본배치의 관점에서 결정한다. 즉 설비투자를 할 것이냐, 성과보수를 지급할 것이냐, 주주에게 배당할 것이냐 중에 주주이익의 극대화에 필요한 최적의 조합을 선택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성과급은 초과성장에 기여한 부서, 팀, 개인에 대해서 엄격한 성과평가를 거쳐서 향후 미래에 더욱 성장하는데 필요한 인재를 유치하고 동기 부여 목적으로 결정된다. 어떤 팀 내지 개인이 매우 특별한 재능을 가졌다면 파격적인 성과급여가 가능하고 주주이익에 연동하여 RSU를 지급한다. 해고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성과급여도 파격적인 수준을 허용한다.
고용 안정과 성과 급여는 상충관계가 있다. 고용 안정이 강할수록 주주에게 위험을 이전한 것이다. 고용 유연성은 회사 및 주주 입장에서 고정비를 축소함으로서 손익분기점을 낮추고 경쟁력을 제고시킨다. 따라서 유럽식이든, 미국식이든 일관되게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우리의 노조는 고용의 안정성에서는 유럽식을 선택하고, 성과급은 미국보다도 더 파격적인 수준을 요구하며 체리 피킹을 원했고, 삼성전자 경영진은 이를 상당히 수용했다.
잔여이익의 분배에서 위험은 부담하지 않으면서 보상만 수취하는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그만큼 주주가치는 훼손되고 지배주주의 전횡/수탈과 다른 측면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자사주 지급 방식으로 주주가치와 연동하였기 때문에 최악은 피했다고 보인다.
5. 주주, 직원 모두 인적분할 원한다. 이재용 회장과 이사회 결단을 촉구한다
지난 5.6일 논평에서 지적한 것 같이 노·노(勞·勞) 갈등은 회사가 자초한 측면이 많다. 산업의 특징(성장성, 수익성, 자본집약도 등)이 다른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수많은 사업부들을 한 지붕 아래 두는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은 이해충돌이 심하다. 지배주주는 컨트롤이 중요하지만 일반주주는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복잡한 사업구조 이해하기 어렵다.
정공법은 성격이 다른 사업부들을 완전히 분리해 각자 성장의 길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주주들의 희망 사항이었는데 이젠 임직원들도 원한다. 삼성전자는 총자산 규모가 560조원 넘는 항공모함이다.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산업 사이클이 다른 여러 사업을 영위하는 항공모함이 전속력으로 항진하려면 강력한 리더십, 이해상충 해소, 얼라인먼트 일치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작년 10월 삼성바이오 분할 같이 삼성전자를 1) 반도체 2) 파운드리 3) 컨슈머 3개 지주사로 인적분할하는 것이다. '삼성반도체홀딩스'를 설립해 파운드리를 제외한 반도체 사업부를 모두 편입 시킨다. ‘파운드리홀딩스’는 파운드리 사업부만 포함해 한국, 미국에 동시 상장한다. “삼성컨슈머홀딩스'를 설립해 DX부문, 하만을 편입시킨다.
이해상충 우려 때문에 제대로 사업 기회를 갖지 못하는 소유 구조의 모순을 극복하고 파운드리 스스로 자립하게 만들어야 한다. 파운드리홀딩스는 독립적인 경영진을 뽑아 인센티브 차원에서 많은 주식보상을 약속한다. 이재용 회장이 관심 많은 삼성컨슈머홀딩스은 직접 경영한다. 반면 삼성반도체홀딩스과 파운드리홀딩스는 완전 전문경영인체제로 업그레이드하고 이 회장은 이사회에 참여하는 패시브 역할로 국한한다. 필요하다면 외국인 CEO 영입도 검토해 볼 만하다.
2026. 6. 2.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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