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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논평] 정용진회장 이마트 지분 인수는 12조원 순차입금 반영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으로 접근해야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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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회장 이마트 지분 인수는 

12조원 순차입금 반영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으로 접근해야



“비핵심자산 매각해 빚 갚아라”

“책임경영 하려면 사내이사 취임해 주주평가 받아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를 2140억원에 매수한다고 1.10일 발표했다. 인수가는 주당 76,800원으로 전일 종가 64,000원 대비 20% 높게 책정했다. 지배주주간 거래는 프리미엄에 체결되어도 일반주주가 매도할 수 가격이 아니므로 큰 의미가 없다. 이번 거래가 3월 중순 마무리되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19%에서 29%로 증가한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이 이마트 최대 주주로서 성과주의에 입각한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고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 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이 24.3.8일 그룹 회장에 취임한 후 이마트 주가는 9% 하락했고, 순차입금은 9개월 사이 1조원 증가해 12조원 넘었다. 총차입금 14.2조원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 2.1조원 빼면 순차입금 12.1조원이다. 빚이 많은 기업은 금융부채 상환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주가 상승이 불가능하다. 기업가치 중 금융부채 87%, 시총 13%(1.8조원) 구조는 시장이 이마트 재무상태 및 현금흐름을 매우 걱정한다는 의미이다. 7배의 순차입금/시총 배수는 비정상적이고 지속가능하지 않다.


정 회장이 이번 거래로 지출하는 현금은 주당 76,800원(PBR 기준 0.2배)이지만 실질적으로 차입금까지 부담하는 것(debt assumption)이므로 정확한 인수 가격은 기업가치 기준 대략 14조원 또는 주당 510,000원이다.  비유하자면 매매가 10억원 아파트 사는데 내 돈(Equity) 1.3억원만 지불하고 8.7억원은 은행에서 빌린(Debt) 셈이다. 아파트는 내 명의이지만 매매가격은 1.3억원이 아닌 10억원이고 9억원 가까운 빚은 결국 갚아야 한다.


이마트 주주는 많은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지난 5년간 이마트 주가는 46%, 10년간 70% 폭락했다. 정 회장의 방만한 경영, 차입에 의존한 수많은 M&A 실패, 쿠팡 등 이커머스 대응 전략 부재 등에 기인하다. 인력 구조조정, 대표이사 교체, 비용 절감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심각한 재무상태표  문제(Balance sheet problem)이다.  2025년 정 회장 신년사 영상을 보면 ‘본업 경쟁력’ ‘혁신 DNA’ 강조하지만 빚 청산과 거버넌스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


정 회장이 책임경영을 하려면 이마트 경영진, 이사회와 함께 다음 시행하기 바란다.


1. 정 회장은 금년 3월 주총에서 주주 승인을 받아 사내이사로 취임해라. 그동안 정 회장은 등기이사는 아니어서 경영 실패, 차입금 누적 등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보수는 많이 받는 책임있는 경영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 이사회는 (지난 1년, 3년, 5년 모든 기간 대규모 주주 손실과 악화되는 경영실적 고려해) 정 회장 및 부모에 대한 급여 및 상여금 지급이 적절한지 선관주의 입장에서 재검토해라. 반기보고서에 명기된 정 회장에 대한 7억원 상여금 지급이 적절한지 확인 필요하다. 정 회장의 부 정재은 명예회장, 모 이명희 총괄회장이 ‘상근’하지 않는다면 각각 9억원 보수 지급이 적절한지도 검토 필요하다. 이는 한채양 대표이사 보수 6억보다 50% 많다.


3.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 축소에 집중해라.  이마트는 지난 수년간 많은 M&A를 수조원의 차입금 조달로 체결시켰다. 미국 와이너리 등 본업과 무관한 딜도 많았고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같이 성급한 마음에 나쁜 조건으로 고가에 인수하기도 했다. 와이너리 같이 정 회장 개인 취미나 기호에 따른 인수는 회사 자금이 아닌 개인 돈으로 하는 것이 맞다. 2023년에 1592억원 영업권을 상각했다. 본업과 무관한 관계사들은 모두 정리해 차입금 갚고 본업에 포커스해야 재기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4. 이사회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해라. 현재 4명의 사외이사는 컨슈머, 전략, 금융, 거버넌스와 무관한 권력기관(국세청, 감사원, 검찰, 김앤장) 출신이다. 권위주의 시대에 어울리는 이런 이사회 구성은 신세계그룹 모든 관계사에서 목격된다. 컨슈머, 리테일, IT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주주를 위해 일하는 ‘독립이사’를 선임해라.


5. 밸류업계획을 발표하고 주식보상 통해 얼라인먼트 만들어라.  신세계는 미흡하지만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는 의미있는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발표했다. 이마트 이사회는 자본비용 (주주입장에서는 요구수익률)을 인식하고 성장, 주주환원 등 자본배치하는 원칙을 세워라. 대표이사 포함 임직원 보상에 RSU 같은 주식보상을 포함하여 주주, 이사회와 얼라인먼트 만들기를 권한다.




2025. 1. 15.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