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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논평] 의무인 듯 의무 아닌 해괴한 ‘노력 의무’ 신설 명확히 반대한다 (2024-10-16)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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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인 듯 의무 아닌 해괴한 ‘노력 의무’ 신설 명확히 반대한다


-  ‘best effort(최선의 노력)’도 ‘법적 의무는 없다’고 해석되는데 유례를 찾기 어려운 ‘effort(노력)’ 의무는 도대체 어떤 의도로 입법하자는 의미인가?


-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는 커녕 전세계에 큰 웃음과 한국 정부에 대한 강력한 실망 안겨줄 ‘노력 의무’, 정부의 법안으로 공개하지도 않았으면 한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가 상법에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노력할 의무’를 신설하는 개정안을 확정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이사는 직무를 수행하면서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규정인 제382조의3에 별도 항으로 신설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정부와 민간의 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노력하는 시간에 법무부는 이를 방해하는 것을 넘어 한국 망신주기에 전념하고 있는 것인가? 


아무런 법적 구속력도판단 기준도 없는 ‘노력할 의무’를, 이러한 법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을 법률 전문가인 법무부가, 스스로 그토록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기본법인 ‘상법’과 같은 실체법에 규정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대단히 충격적이다.


계약서에 영어로 ‘best effort(최선의 노력)’를 다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것은 ‘법적 의무는 없다’는 의미라는 것을 모두 안다. 그런데 best도 뺀 effort(노력)만 하면 된다는 의무를 주주 보호를 위해 규정하자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이 법안은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가 조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현재보다 더 상황을 악화시키는 악법이다. 명문 규정이 없을 때는 그나마 판례로 인정될 수 있는 기대라도 할 수 있지만, 아예 ‘노력할 의무’라고 명문으로 못박아 버리면 실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의무가 판례로 인정될 수 있는 여지조차 없어지기 때문이다. 


‘노력 의무’가 법에 들어오면 회사의 이사는 주주간 이해충돌 상황에서 어떤 ‘노력’을 하면 되는지, 노력의 대상으로 되어 있는 ‘정당한’ 주주의 이익이란 또 무엇인지, 이런 ‘우문현답’은 하고 싶지도 않다.


이 ‘노력 의무’ 법안은 국회에서 입법 여부를 논의하기 전에 법안으로 제출도 되지 않았으면 한다. 정부의 법안 또는 공식 의견이 이렇다는 것이 외국에 알려지는 것 자체가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국을 외면하게 만들 것 같아 걱정된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암울한 자본시장의 현실 하에 있는 1400만 주식 투자자들과 국민연금 가입자들에게 정부가 한 번 큰 웃음 주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법무부는 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고 오히려 현상을 크게 악화시키는 해괴한 ‘노력 의무’ 상법 개정안을 조속히 철회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OECD 기업 거버넌스 원칙에서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이루어지는 남용적 행위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메커니즘’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회사와 모든 주주에 대한 명확한 충실의무’를 우리 상법에도 명확히 규정하길 바란다.




2024. 10. 16.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부회장 천준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