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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시아 꼴찌 한국 증시 (이남우 회장)

사무국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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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많지만 주가는 아시아, OECD 가운데 최하위이다. 올해 한국 주가는 9% 하락해 아시아 시장 중 꼴찌이고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동기간 일본 증시는 +16%, 대만 +27%, 중국 +23%, 인디아는 +8%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한국은 배당수익률 2%에 주가 상승 3%를 더해 연 5% 총주주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리와 소득수준이 비슷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산업구조도 유사한 일본의 +10%, 대만 +11% 투자수익률의 반도 안 된다. 자본주의 메카인 미국의 13%와는 비교 불가능하다.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보유금액이 1000억 달러(140조 원)를 돌파했다. 남녀노소 모두 미국시장으로 탈출하고 있다. 자본시장이 붕괴되고 있다. 항공모함 삼성전자가 가라앉으면서 나머지 기업들도 파도에 휩쓸려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기업 및 정부에 대한 신뢰가 금이 간 것이다. 자본이탈은 구조적 현상인데 미국 주식투자를 통해 안정적 성장도 하고 주주친화적 미국 기업의 거버넌스를 경험한 투자자들은 한국기업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연 5% 수익률은 재무이론에 근거한 주주요구수익률 (회사 입장에서는 자본비용) 10%의 절반이다. 투자자들이 주주 보호도 없는 한국증시를 떠나는 것은 합리적 판단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은퇴자금이 부족한 국민이고 이들이 매월 적립하는 국민연금이다. 사회 초년생이 2025년 1월에 1000만 원을 국내증시에 투자할 경우 향후 30년 동안 기업거버넌스가 개선 없고 연 5% 주가수익만 거둔다면 투자원금이 4300만 원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이 반성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앞장서면 투자수익률이 일본 대만 수준인 연 10%가 될 수 있고, 이 경우 2055년 1월 원금이 1억 8000만 원으로 눈덩이같이 불어날 것이다. 수령액이 무려 4배나 차이가 난다.


국제금융시장은 한국 기업거버넌스가 아시아 바닥이고 투자자 보호가 미비하므로 기업 경쟁력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지 못한다고 판단한다. 경제단체들은 오히려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상법상 주주충실 의무 도입시 사모펀드나 행동주의에 의한 경영권 침해 여지가 많다고 주장한다. 이는 기우이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송옥렬 교수는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 주장의 이론적·현실적 모순’이라는 논문에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보호가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문제는 적대적 기업인수의 시도나 적극적 주주관여가 너무 없다는 것이다. 경영권 방어수단은 기존 경영진을 항상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경영진만을 보호하도록 설계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아울러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주행동주의가 기업가치를 훼손한다는 주장은 이론적·실증적 논거가 없다. 고려아연 사태에서 보듯이 일반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창업자 패밀리가 여전히 많다. 지배주주가 스스로 거듭나지 못하면 MBK파트너스 같은 메기가 자본시장을 발전시키며 일반주주 보호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남우 회장(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원문 링크 : 아시아 꼴찌 한국 증시 - 법률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