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활동

본 포럼은 험로가 예상되는 미래의 그 첫발을 내딛고자 합니다.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원활동 ㅣ 포럼 회원 활동 모음입니다.

[인터뷰] 거버넌스포럼 "삼성전자 밸류업 꼭 필요…주주들 고통 헤아려야" (이남우 회장)

사무국
2024-11-12
조회수 72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겸 연세대학교 교수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다른데서 찾나…주가 높게 유지하는게 경영진·이사회 책무"

"이재용 회장, 미등기 이사로 중요한 의사 결정 미루는 것 문제…권한·책임 일치 돼야"

"LG-SK, 말로만 주주환원 아닌 자사주 소각으로 응답해야 …주가 100% 이상 오를 것"

"KB금융지주, 경영진-이사회 수시로 만나 자본 활용 방안 모색…견고한 '프레임 워크'"





[인포스탁데일리=김근화 기자] 정부가 올해 초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야심차게 내세웠다. 해당 프로그램은 상장사의 PBR(순자산비율)과 ROE(자기자본이익률) 비교 공시,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다만, 기업의 참여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고, 참여 기업 마저도 알맹이 없는 계획만을 제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자리 잡기 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연세대학교 교수이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을 이끌고 있는 이남우 회장은 미국 대표 기업이나 빅테크처럼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12일 <인포스탁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영을 잘하고 높은 주가를 유지하면 아무도 시비를 걸지 못한다"며 "회사의 주가를 높게 유지하는 것이 경영계와 이사회의 의무인데 그걸 게을리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기업이 진정한 밸류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본비용을 잘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자본을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밸류업의 목표가 꼭 주주환원인 것은 아니다. 주주환원은 밸류업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현금 100조원을 주주환원 및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이사회와 함께 논의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그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밸류업은 꼭 필요하다. 10여년 전 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시총이 대만 TSMC의 2배였는데 지금은 TSMC 시총이 삼성전자의 4배"라며 "지배주주의 지분도 있지만 80% 이상은 일반주주, 외국인 투자자, 기관 등이다. 그들의 고통을 헤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밸류업을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이 일치가 돼야 한다. 권한을 행사했으면 법적인 책임도 져야한다"며 "이재용 회장은 그룹 회장 타이틀은 있지만 사내이사가 아니여서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밸류업 과정에서 이사회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여태까지 LG그룹의 어떠한 관계사도 주식을 소각한 적이 없다. 이래서는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좋은 이미지 뒤에는 주주를 무시하는 기업 관행이 있고, 특히 LG 오너일가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대해 이사회가 지적을 해야하는데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의 경우에도 우리나라 상장기업 중 자사주 비중이 전체 상장주식의 25%로 가장 크다. SK의 자사주는 일반주주 돈으로 산 것인데, 이를 지배주주의 컨트롤 강화를 위해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사회 5명이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는 "SK는 즉시 자사주 25%를 소각해야 한다. 그러면 주가가 50%, 100%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KB금융지주 같은 곳은 이사회가 공식적으로만 다섯 번을 모였고, 자본비용을 이해하고자 전문가에게 계속 교육을 받았다. 경영진도 이사회와 함께 시간을 많이 들여서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학생이 컨닝을 해서 좋은 점수를 얻는 것보다는 열심히 해서 좋은 점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정공법으로 주가를 밸류업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 일답.



Q. 삼성전자 주가 하락으로 인해 주주들 불안감 커지고 있는데

A. 삼성전자의 문제는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다. 밸류업 계획이 꼭 필요하다. 밸류업의 목표가 꼭 주주환원인 것은 아니다. 주주환원은 밸류업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삼성전자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 100조원을 주주환원,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어디에 활용 할건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이사회와 토론해야 한다. 이를 고민하지 않으면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지배주주 지분도 있지만 80% 이상은 일반주주, 외국인 투자자, 기관 등이다. 그들의 고통을 헤아려야 한다. 10년전만해도 삼성전자 시총이 대만 TSMC의 2배였는데 지금은 TSMC 시총이 삼성전자 4배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무덤에서 깨어날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이재용 회장이 그룹 회장 타이틀은 있지만 사내이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것도 문제다.

Q. SK가 자사주 소각을 하지 않는 이유는

A.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경영권방어가 목적이다. 저평가된 주식 경영자에게 문제가 있으면 누구든지 경영권자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데 SK는 자사주 비중이 25%로 우리나라 상장사 중 가장 크다. SK처럼 자사주 25%를 들고 있으면 다른 펀드들이 경영권에 관여하거나 의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 그 자사주는 일반주주 돈으로 산 것인데 일반 주주 돈으로 사서 지배주주의 컨트롤을 더 강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남의 돈 훔치는 행위와 같다. 최태원 회장과 이사회 5명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SK는 즉시 자사주 25%를 소각해야 한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가가 50%, 100% 오를 것이다. 경영진은 주가가 저평가 됐으면 그것을 좁히려고 해야 한다. 높은 주가를 유지하면 행동주의자들이 기웃거리지 않는다. 높은 주가를 유지하는게 경영계와 이사회의 의무인데 그걸 게을리하고 있기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생기는 것이다.

Q. LG 주주환원 계획이 부족하다고 한 이유는

A. 대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중 가장 내용이 부족하고 전혀 고민한 흔적도 없다. LG의 좋은 이미지 뒤에는 주주를 무시하는 기업 관행이 있고, 특히 LG 오너일가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밸류업 계획을 보면 연결 기준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주주환원은 별도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등 자기네 입맛에 맞게 적용을 하고 있다. 실제로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분할해서 상장시키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널리 수출한 바가 있다. 이를 이사회가 지적 해야하는데 이사회가 제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LG그룹은 여태까지 어떠한 관계사도 주식을 소각한 적도 없다. 본질가치 대비 시장가치가 너무 떨어지면 그것을 좁히기 위한 시장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Q. 기업이 자사주 소각시 차등의결권이나 상속세폐지 등 혜택을 주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A. 학생이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컨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경영을 잘하고 높은 주가를 유지하면 나한테 관여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도 테슬라,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차등 의결권이 없는 기업이 많다. 있는 기업들도 경영자 한 세대에만 차등의결권을 주고 창업자가 사망하면 차등의결권이 없어진다. 국내 기업들은 창업자가 차등 의결권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2, 3세들이 지배권을 위해 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차등의결권과는 다르다.

Q. 기업이 밸류업 계획 세울 때 고려해야 할 점은

A. 우선 이사회가 깊이 관여할 필요가 있다. 이사회 중심의 밸류업이 돼야 한다. KB금융지주 같은 경우는 이사회가 공식적으로만 다섯 번 모였다. 자본비용에 대해 이해하고자 전문가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받았다. 경영진도 이사회와 같이 시간을 많이 들여서 공부해야 한다. 또한, 자본비용을 잘 이해하고 투자, 합병, 배당 등 자본을 가장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이에 대한 프레임워크가 있어야 한다. 한국 대기업들은 재무상태와 관련해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고 타이트하게 경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차처럼 필요없는 부동산을 가지고 있거나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고려아연과 한화가 서로 상호 투자돼있는 것들이 다 불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권한과 책임이 일치가 돼야한다. 권한을 행사했으면 법적인 책임도 져야한다. 미국은 권한을 행사해서 경영을 했는데 성과가 좋지 않으면 자리에서 물러난다.




원문링크 : [원더 인터뷰] ①거버넌스포럼 "삼성전자 밸류업 꼭 필요…주주들 고통 헤아려야" - 인포스탁데일리